마산 출신 늦깎이 시인 5권째 출간

'어머니 노랫소리 밭두렁에 뿌리면/ 말라가던 콩밭에도 나비가 날고// 논매던 아버지의 굵은 땀방울은/ 단비처럼 흘러서 벼이삭을 적시니// 어릴 적 할아버지 소 몰던 들녘에는/ 언제나 정겨운 노을이 물드네//(…)'. 한 번이라도 가수 태진아의 노래 '고향(농부의 노래)'을 들어본 이라면 시를 읽어도 노랫말로 흥얼거리게 될 듯하다. 강원석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마음으로 그린 그림>에는 노래로 승화한 시가 많다.

'두드려요 그대의 꿈을/ 푸른 마음속에 보석처럼 품고 있던/ 힘을 내요 포기하지 말아요/ 지친 마음을 다독여 줄게요//(…)'. 변진섭의 이 노래는 '두드림'이라는 시며 '보랏빛 바람이 불어오면/ 나는요 얼굴이 빨개져요, 살짝//(…)'도 변진섭 노래인데 '사랑의 왈츠'란 시다.

강원석 시인은 독특한 강박관념(?)이 있나 보다. 이번 시집에 실린 시가 총 77편이다. 77이라는 숫자는 먼저 낸 네 권의 시집에도 적용된다. 그러니까 시집을 통해 발표한 시의 총 개수는 77 곱하기 5 해서 585편임을 계산할 수 있다. 시인은 독자에게 7이라는 숫자를 통해 행운을 주고자 했단다.

이번 시집엔 수채화가 44편 실렸다. 시인은 함안에서 태어나 마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시를 좋아했지만, 시를 공부한 게 아니라 정치와 행정, 법을 공부해 박사학위까지 받고 관련 분야에서 20년이나 활동한 인사다. 뒤늦게 어릴 적 꿈을 실현하고자 시 세계로 뛰어든 그는 4년 만에 5권을 펴낼 만큼 열정 시인이 되었다.

구민사 펴냄.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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