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 고민에 시골살이 망설여지겠지만
지속가능한 삶의 가치 높여갈 용기 내길

시골에서 청년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가끔 젊은이들을 만나면 그가 무엇을 하고 있든 시골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고맙고 대견해 보인다.

청년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고 살 수 있어야 하는데, 마을에 사는 학생 대부분은 어서 빨리 커서 진학과 취업을 통해 도시로 나가서 살고 싶어 한다. 그러한 마음과 생각에 공감은 된다. 대부분 부모들 또한 자신의 자녀들이 도시에 가서 직장을 구하고 지금보다 편하게 살아주기를 바란다. 도시에 살다가 다시 농촌으로 오겠다는 자녀가 있으면, 오히려 실패한 인생처럼 부끄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둘러보면 시골에 와서 살고 싶은데 정작 어떻게 시골살이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고민만 하고 있는 젊은이들도 있다.

최근 큰딸이 시골살이에 관심을 가진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옥천에 다녀왔다. 이름하여 '시골 발굴 캠프'다. 그곳에서 만난 청년들도 마음은 간절한데 생각이 많은 것이다.

'내가 정말 시골에 가서 잘 적응하고 살 수 있을까' '시골에 가서 제대로 밥벌이라도 할까' '점점 농촌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시골살이가 가능할까' 이러한 것들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아직 경험하지 않은 삶의 자리로 옮겨 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주기를 바란다. 용기를 내어 온 젊은이들이 하나둘 그 자리를 지켜갈 때 다른 청년들에게도 길이 된다.

마음으로 꿈을 꾸어본다. 우리 마을에 청년농부 10명이라도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미 우리 가정이 있으니 아홉 명이라도 좋겠다. 아니 다섯 명, 우선 한 명이라도.

젊은이들이 물어온다.

"시골에 가서 잘 살 수 있을까요?"

"농사지어본 경험도 없고 낯선 지역에 들어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이런 물음에 딱 떨어지는 해답을 주기는 어렵다. 모든 일이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귀농을 경제적 관점에서 생각하면 답이 없다. 얼마나 벌어야 잘 산다고 할 수 있겠나. 시골은 굶어 죽기가 더 어렵다. 시골 인심이 아직은 살아있고 무엇보다 조금만 몸을 움직이면 땅이 일용할 양식을 내어준다. 대단한 수익을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좋겠다.

자연이 주는 소중한 것들을 누리고 지키며 소박한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 시골로 들어와도 무리가 없다. 물론 도시에서의 생활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조금 불편하고 순간순간 어려움도 있지만 그걸 뛰어넘는 삶의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자본 중심에서는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의 삶을 살아야 한다. 치열한 현장 속에서 삶의 허무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시골살이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하늘에 기대어 사는 것이라 삶의 여유는 가질 수 있다. 주어진 삶을 산다는 의미도 깊어진다.

정부에서도 젊은이들이 시골 마을을 다시 살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소농이 많아져야 땅을 살리고 자연을 지키며 생명을 살리는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다. 정부는 청년농부들 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현장에서 경험하는 실질적인 어려움에 지원이 되어야 젊은이들이 시골살이에 용기를 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기다려 본다. 우리 옆집에 청년농부가 와서 함께 살아갈 그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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