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시장 안착 실패 파장
충주공장 시공사 부도 악재
서울 등 영업직원 감원 나서
"지역, 하반기 실적 지켜봐야"

'좋은데이'를 앞세워 수도권에 진출한 무학이 결국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도권 시장 안착 실패와 충주공장 시공사인 한독건설 부도 여파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수도권 사업소 중심으로 단행되는 이번 구조조정이 추후 경남지역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최근 무학은 감원과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구조조정은 수도권 영업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현재 수도권 영업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 작업 중이다.

구조조정은 권고사직 형태로 이뤄진다. 15년 이상 근무자에게는 15개월 기본급을, 10년 이상 근무자에게는 12개월의 기본급을 지급할 방침이다.

감원 대상자와 규모 등 세부적인 구조조정 사항은 다음 주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무학의 구조조정 배경에는 이익 감소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학은 주력 제품 '좋은데이'를 앞세워 수도권으로 영업망을 확대했다. 하지만 수도권 진출 이후 '텃밭' 경남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좋은데이'로 주류시장 기반을 다진 부산지역에서도 점유율이 크게 흔들렸다.

수도권 공략 실패의 '쓴맛'을 본 무학은 끝내 실적 악화를 이기지 못했다. 무학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기준 1937억 원으로 전년(2505억 원)보다 22.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5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무학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학이 수도권 진출 이후로 잃은 게 많았던 것 같다. 창원·마산 등 경남지역이 안방인데 '참이슬'에 점유율을 잠식당하고 부산에서도 경쟁사 대선이 치고 올라오면서 예전보다 많이 밀린 형태"라며 "수도권 시장에 진출하면서 그쪽에 굉장히 투자한 걸로 알고 있다. 막대한 판촉비를 투입하고 지점도 따로 운영하는 등 돈을 많이 들였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 효율성이 떨어졌다. 최근에 특히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설이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독건설 부도도 '엎친 데 덮친 격' 악재로 작용했다. 무학은 한독건설에 충주공장 시공을 맡겼다. 하지만 지난해 한독건설이 부도나면서 무학은 시공 과정에서 빌려준 82억 원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현재 무학은 한독건설을 고소한 상황이다.

무학은 이런 수도권 진출 실패와 충주공장 시공사 한독건설 부도 여파로 월급 등 고정비용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수도권 영업직원 중심으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의 후폭풍이 경남지역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는 수도권 영업소가 중심이기는 하지만, 전국 영업소 전반에서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만큼 경남지역 구조조정도 시간문제라는 시각이다.

무학 관계자는 "경기 여파와 주류 환경의 변화 등으로 주류 산업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업 이윤이 나기 어렵다. 회사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구조조정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경남지역 추가 구조조정 여부와 관련해서는 "현재 전국 영업 본부별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경남에는 서부영업본부와 중부영업본부가 있다. 현재까지 경남 쪽에서는 이와 관련한 소식은 없다"면서"구조조정이 수도권을 시작으로 확대될 수도 있고 상반기에 이 정도로 끝낼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하반기 실적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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