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사골 국물에 한우고기가 '사르르'

교회 선교 사업으로 시작한 식당 '곰애'

식당에 들어서면 정문 옆에 가마솥이 보인다. 마침 도착한 날은 솥에 끓인 곰국을 식히고 있었다. 식당 한쪽에 소나무를 이용한 실내 장식이 눈에 띈다. 깔끔하게 잘 정리된 내부에 들어서자, 황지혜(39)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2013년에 문을 연 가게는 곰탕 끓이는 시간 탓에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한식 전문가인 김인숙 선생님께 요리법을 배웠어요. 그분이 서울에서 곰탕집을 운영하고 계신 데, 거기서 한 달 정도 지내면서 기술을 전수받았어요. 식당 일을 도우면서 곰탕을 끓이는 법을 하나하나 배웠지요."

지금 곰탕을 만드는 방식은 기술을 배운 것에다 나름대로 터득한 방식을 보태서 새롭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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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듬수육 상차림 모습. / 우귀화 기자

식당 일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그가 식당을 차린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교회 선교 사업으로 정직하게 벌어서 좋은 것에 쓰는 일을 고민했어요. 고민 끝에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일이 가장 정직한 일이 아닌가 생각하고 시작했죠."

해보지 않았던 일이었기에 시행착오가 많았다. 다 만들어놓은 김치가 소금량이 잘 조절되지 않아서 물러져서 내다 버린 일, 김해 축산 도매업자에게 좋은 고기를 얻고자 고깃집 앞에서 내내 기다렸던 일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제는 체계가 잡혔고, 안정기에 이르렀다고 자평했다.

다른 첨가물 없이 소뼈만으로 고아 내는 육수

대표 메뉴를 묻자, 수육을 꼽았다. 모듬 수육을 주문했다. 수육을 먹는 동안 고기가 마르지 않게 전골처럼 나왔다. 대파, 마늘, 대추, 버섯 등과 수육이 함께 놓였고, 여기에 설렁탕 국물을 넣었다. 한우 수육이 촉촉하게 적셔졌다. 설렁탕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소뼈를 14시간씩 3번 고았다는 국물은 정말 진하고 고소했다. 주, 야간 조를 나눠서 온종일 소뼈를 고아 내기에 24시간 영업을 하게 됐다고 했다.

손님들은 "국물에 도대체 무얼 넣기에 이런 맛이 나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고 했다. 소뼈 이외에 다른 것을 일절 넣지 않는다고 해도 믿지 않는 이들이 많아서 벽에는 인상적인 문구가 커다랗게 부착돼 있다. '육수 안에 소뼈 외에 쌀뜨물, MSG, 프림 등 첨가 시 10억 원을 보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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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듬수육. /우귀화 기자

도가니, 우족, 양지, 머리 고기 등의 고기는 부드럽고, 쫄깃했다. 고추냉이에 양파 진액을 넣은 소스는 담백한 고기의 양념이 됐다.

가장 인기가 높은 메뉴는 명품 곰탕. 명품 곰탕은 30시간 이상 고아낸 설렁탕 국물에 대추, 마늘, 은행 등에다 고기를 넣고 뚝배기 그릇째 한 번 더 끓여낸 것이다.

설렁탕은 옹기 명인이 직접 빚은 탕 그릇에 육수, 고기, 국수가 담겨 나온다.

1인 수육 메뉴인 '임금님 곰탕'이라는 메뉴도 있다.

설렁탕, 곰탕 등의 국물은 소뼈 이외에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들기에 아기 이유식으로 사용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했다. 황 대표 자신도 자신의 아이에게 이유식으로 식당의 곰탕을 먹였다고 했다.

수익금은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점심때는 식사 후에 디저트로 직접 만든 대추차와 약과를 내놓는다. 누룽지도 별도로 판매해서, 수익금은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저희 식당에서 만든 음식은 도가니탕 등에 들어가는 호두를 빼고 모두 국산입니다. 한우는 기본이고, 전라도에서 농사지은 고춧가루로 매주 김치를 담아요. 몸에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자 합니다. 굳이 꼽자면 양보다 질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황 대표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와 함께 식당의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상표 등록을 하면서 그동안 사용했던 '곰내'에서 '곰애'로 이름을 바꿨다고 했다. '곰내'는 다른 곳에서 '00곰내'라는 이름으로 사용 중이어서 새로운 이름을 정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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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 / 우귀화 기자

"처음에는 진짜 힘들었는데, 정성을 다해서 음식을 만드니, 손님들이 알아주셨어요. 단골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주십니다. 경기가 어렵다고 해서 재료를 아끼지 않아요. 꾸준한 맛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설렁탕 9000원 △명품곰탕 1만 2000원 △특곰탕 2만 원 △모듬수육 (중) 5만 6000원, (대) 6만 8000원.

◇위치: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 201-5.

◇전화: 055-265-8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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