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창녕군 장마면 한 골프장 입구 삼거리. 50여 명의 학부모는 '골프 치는 돈은 있고 아이들 밥값은 없나요?', '홍준표는 몰래 골프! 학생들은 눈칫밥!' 등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제1회 경남도지사배 공무원골프대회' 개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었다. 또 경남을 넘어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열리는 골프대회를 취재하려는 취재진도 대거 몰려와 있었다.

대회 반대 측 취재를 마친 사진·영상 담당 기자들 사이에 '공무원골프대회 현장 공개 여부'를 놓고 작은 토론이 벌어졌다. "그래도 최초 행사고 대회 일정도 공개했는데 필드 취재는 막지 않겠죠"란 의견. "홍 지사 취재 한번 두번 합니까. 자기 할 말만 하고 나머진 비공개로 할 거예요"란 의견.

팽팽했던 양쪽 의견은 골프장에 도착하자마자 한쪽으로 쏠렸다. 골프장 보안요원들이 공무원이 아닌 일반 고객 사생활 보호란 이유를 내세워 취재를 개막식 현장으로 한정한 것이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한 홍 지사는 "조상 이름까지 바꿔가며 골프치지 말고 당당하게 쳐라. 골프는 안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개회사를 남기고 잔디밭으로 내려갔다. 취재 현장 공개는 달랑 개막식,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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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진 사진·영상기자들은 골프장 주변 야산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준비한 망원렌즈를 끼우고 드론을 골프장 상공으로 띄웠다. 보안요원도 달려와 취재를 막았다. 그때 어느 사진기자가 말했다.

"인터뷰이와 소통이 잘 되면 가까이서 찍는 광각렌즈만 있으면 되지만 그 반대가 되면 철새 찍는 망원렌즈가 필요한 법이지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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