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경남에서 만나는 이순신]이름 딴 지자체 사업 홍수

오늘날 이순신 장군은 후대 사람들의 극진한 대접에 피곤할 법도 하겠다. 자치단체에서 너도나도 이순신 모시기에 혈안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김태호 도지사 시절이다. 그는 '이순신 프로젝트' 계획을 야심 차게 세웠다. 2000억 원 넘는 돈을 부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57개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이순신을 활용해 경남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이 사업은 너덜너덜해졌다.

단적인 예로 '거북선을 찾아라'는 구호 아래 바닷속 거북선 잔해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빈손으로 끝났다. 임진왜란 당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밥그릇·술병 몇 개를 찾기는 했지만, 들어간 돈 12억 원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또한 '이순신 밥상'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해당 식당은 오래가지 않아 문 닫았다고 한다.

또한 국내산 금강송 아닌 미국산 소나무로 거북선을 복원한 사실이 들통 난 '짝퉁 거북선'으로 전국적인 망신만 받았다.

현재 남해에서는 280억 원을 들여 '이순신 순국공원'을 짓고 있다. 남해에는 충렬사·관음포 이충무공 전몰 유허 같은 이순신의 오래된 흔적이 있다. 더군다나 남해는 이순신 아니더라도 그 훌륭한 자연 자체만으로도 관광객 발길을 사로잡기 충분한 고장일 게다. 굳이 큰돈을 들여 이런 무색무취한 시설을 만들어야만 하는 걸까?

이렇게 미래 먹거리 혹은 관광 돈벌이로 우후죽순 활용되는 지금, 이순신 장군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외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고마해라, 마이 해 무긋다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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