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창원시장이 결국 승부수를 던졌다. 야구장 건립지로 진해 육군대학 터를 지목하는 어려운 선택을 한 것이다. 작년 봄, 육군대학 터를 포함해 마산종합운동장과 창원종합운동장 등 3곳 후보지에 대한 용역결과가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비공식 루트를 통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진해 쪽 후보지가 그렇게 우호적인 점수를 받지 못했기에 전망이 밝은 편이 아니었다. 아마 가장 큰 애로점은 접근성이었을 것이다. 교통환경이나 거리감이 다른 두 곳에 비해 우월적 위치에 있지 않았음이 확실하다. 근래에는 NC다이노스 팬클럽이 진해가 야구장으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자체 평가를 내놓고 행정당국을 압박함으로써 그 호소력이 임박한 입지결정에 파급되지나 않을지 관심을 키우기도 했다.

창원시는 그 같은 우려들이 다만 기우에 불과하다는 듯 과감한 행정적 포석으로 균형행마의 첫 단계를 장식했다. 박 시장은 그 전략적 배경으로 선진 스포츠시설의 균형배치와 통합도시 균형발전의 가치관을 펴며 통합 창원시 백년대계를 위한 미래성장 측면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세 개의 균형이론은 솔직히 입지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왜 야구장을 진해로 보내야 하는가에 관한 합리적 설득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강수를 던졌다고 말하는 것이며 어려운 선택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진해는 이제 청사후보지에서는 배제됐다. 박 시장이 주창한 통합시 균형발전론은 나머지 통합 기념탑건립을 포함 옛 3개 시에 한 개씩 골고루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자동으로 청사경쟁은 옛 마산과 창원으로 좁혀진 것이다. 통준위 합의를 존중한다면 마산이 1순위고 창원은 2순위로 단순화된다. 그러나 과연 그 원칙이 지켜지겠는가. 청사는 의회의 결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시장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

진해지역 시의원들이 야구장 선정에 만족한다면 앞으로 시의회 청사 협의는 그 기류의 흐름이 다수결로 모일 것이라는 예측을 유력하게 만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야구장 입지 결정은 의회의 역학구도를 변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 틀림없다. 시장의 본의가 어디에 있든 청사에 관한 한 의회가 신뢰를 잃어버린 지 오래됐기 때문에 분쟁이 다자 체제에서 양자관계로 이원화된 것 외 더 기대할 게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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