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청사 여론조사 발표 이후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마산지역 의원들의 집단행동이 눈에 두드러졌다. 22일 오전, 마산 의원들은 '시장은 사퇴하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여론조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오후 본회의장에도 어깨띠를 두른 채 입장해 의장의 제지로 옥신각신하다 회의가 2시간 남짓 늦춰지기도 했다. 의장과 의원들 간에 "고발하겠다"는 막말까지 나왔다.
간신히 열린 회의에서도 창원·마산 의원들은 5분 발언을 통해 청사 문제를 둘러싼 공방을 주고받았다. 마산 의원들은 창원시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시청사 후보 1순위인 마산과 진해에서 청사 위치를 결정 짓는 의안을 만들어 의회에 상정하겠다고 했다. 자칫 연전의 의회 단상 점거와 의회 파행 같은 갈등의 폭발이 다시 일어날 조짐을 예고하는 것이다.
시청사 입지 결정권이 없는 시가 무리하게 여론조사를 벌인 것이 문제의 직접적 발단인 것은 분명하다. 시가 내년 지방선거 전에 지지부진한 시청사 문제를 마무리 짓고자 의회에 청사 결정을 압박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청사 문제 해결에 개입한 것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싶은 박완수 시장의 의욕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창원시가 여론조사를 강행한 데는 통합 과정부터 지금까지 어디에도 주민 여론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엄연한 배경으로 존재한다. 마산·진해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만능인 양 내세우는 통준위 위상과 결정 사항도 지역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 통합 추진과 지역 정치인들 간 이해관계의 산물임을 부인할 수 없다. 통준위의 결정 사항인 '청사 후보 2순위 창원'에 대한 해석도 2순위를 배제하자는 말로 명확히 해석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창원시의회가 시청사 입지를 둘러싸고 다시 파행에 이른다면 전적으로 졸속통합이라는 잘못된 첫 단추를 끼운 자신의 책임이다. 의회가 회오리바람을 일으킬수록 지역민의 여론을 배제한 시의회가 시청사 입지 결정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입증할 뿐이다. 시의회가 정치적·지역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이라도 공정하게 시청사 입지를 결정하든지, 그럴 자신이 없다면 지역민 여론을 공정하게 반영할 독립적인 기구 창설을 모색하는 게 나을 것이다.
관련기사
- 박완수 창원시장 사퇴요구 폭발
- [발언대]창원시의회, 식물인간? 뇌사상태?
- 창원시 청사 입지 여론조사 결과 후폭풍
- 마창진 의원 반응 '극과 극'…충돌 우려
- '그럼 도청 마산 이전?' 홍 지사 공약 재점화
- 창원시 시청사 소재지 입지 선정 시민여론조사 설문 문항
- "시는 할 일 다했다…이젠 시의회 몫"
- "청사 여론조사, 통준위 결정 파기" 비난 고조
- 시민 6000명 중 53.8% "청사 건립 불필요"
- 창원시민 53.8% "새 청사 건립 불필요"
- 창원 청사문제, 마창진 주민 갈등 '비화'
- 창원시의회, 청사·야구장 결정 지연 사과
- [사설]현안 외면한 채 해외연수라니
- 청사 갈등 절정인데 창원시장·시의원 줄줄이 출타
- 창원시 청사 해결협 첫 회의…성과 주목
- 새 야구장은 진해로…새 청사는 어디로?
- 홍준표 "도청 이전, 창원청사 해결 뒤에"
- 창원 청사 후보지 순위, 행안부에 묻기로
- 창원시 새 청사 건립 논의 백지에서 다시 시작한다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