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악재 겹쳐, 부동산 상승세 둔화·조정…건설업계 갈수록 '악화'

2011년 경남의 부동산 시장을 정의하는 한 단어는 바로 '급등'이다.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는 말이다. 부동산포털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도내 아파트는 2011년 한해 동안 매매가 13.45%, 전세가 12.38%씩 급등했다. 전국 평균(매매가 상승률 2.09%, 전세가 상승률 12.07%)과 견주면 확연히 눈에 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2012년에도 역시 소폭의 오름세를 점치고 있다. 건설경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전국 100대 건설사 중 올들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한 건설사는 모두 8곳. 또한 현재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상황에 처한 건설사는 모두 25곳으로, 4곳 중 1곳 꼴이다. 문제는 올해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파트, 어디가 얼마나 올랐나 = 함안군이 제일 많이 올랐다. 매매가 29.50%, 전세가는 31%씩의 상승 변동률을 보였다. 이어 창원시(매매 17.62%·전세 13.16%), 거제시(매매 15.63%·전세 15.43%), 양산시(매매 15.44%·전세 21.11%), 합천군(매매 14.08%·전세 19.47%), 김해시(전세 9.80%·매매 11.04%) 등이 강세를 보였다.

함안군은 인근 농공단지 근로자들이 늘면서 전세가격이 급등한 것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창원시는 재건축으로 멸실주택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에도 택지부족 등으로 신규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 상승 요인이 됐다. 김해시와 양산시는 중소형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였는데, 창원과 부산의 상승세 때문에 샌드위치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진주시는 그동안 보합세를 보여왔는데, 혁신도시와 관련된 개발심리와 상승 제외심리가 어우러져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창원 의창구 팔룡동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경남도민일보DB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 가격 조정 = 2011년 하반기부터 김해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해 4분기부터는 양산시로 하락 추세가 옮겨가고 있다. 보합세를 유지하던 창원시에서도 중소형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는 "그동안 상승세를 주도하던 투자수요가 사라지고 실수요자들이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분양시장은 공급물량 넘쳐 = 2011년 경남의 분양 물량은 2002년 이후 가장 많았다. 모두 2만8755가구로 잠정 집계됐다. 대부분의 분양물량이 김해와 양산에 집중돼 있어 2~3년 뒤 입주 때 인접한 부산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은 중소형의 공급비중이 90%를 기록했다.

◇오피스텔은 상반기 상승, 하반기 보합 = 2010년 하반기부터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2011년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피스텔은 전국의 시장 흐름과 동일하게 움직이고 있어 경기에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전망은? = 경남 아파트 가격은 올해 3~5% 정도의 소폭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가격조정이 시작되면서 입주물량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해시와 양산시의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는 동시에 창원 역시도 소폭하락이 예상된다. 또한 진주시는 시장회복이 기대되는 반면 거제시는 유럽시장 영향으로 조선업종의 침체가 불가피해 전반적으로 시장의 안정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동산114는 "올해 경남지역 아파트와 주택가격은 수년간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에다 신규 물량 공급 때문에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창원지역 재건축 실행 여부, 창원 2터널을 비롯한 도로개설 등 대외적인 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3.3㎡당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경남이 706만 원선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창원시가 792만 원, 진주 717만 원, 통영 713만 원, 김해 704만 원, 양산 701만 원, 거제 651만 원, 거창 588만 원, 함안 572만 원, 사천 536만 원 순을 보였다.

건설업체들은 2011년 고난의 한 해를 보냈다. 공공부문 공사 발주량이 급감하고 주택시장 경기 침체도 지속하면서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활로를 찾지 못했다.

대형건설사는 플랜트 등 해외건설부문을 확대하면서 버틸 수는 있었지만 국내외 불어닥친 건설 경기 불황의 여파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문제는 2012년에도 크게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 대형건설사들은 2008년 이후 진행된 체질 개선의 효과를 보면서 반전의 기회가 될 수는 있겠지만, 중견 이하의 건설사들은 상황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이보다 더 나쁠 수 있나 = 2011년 건설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국 100대 건설사 중 올들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한 회사는 모두 8곳. 또한 현재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상황에 처한 건설사는 모두 25곳으로, 4곳 중 1곳 꼴이라는 수치가 건설업계의 현주소를 말하고 있다.

주택시장도 2008년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장 침체가 지속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체율은 8.84%(10월말 기준)까지 치솟았다. 사업을 벌여놓고도 수습을 못 하는 건설업체가 그만큼 늘었다는 방증이다.

미분양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이는 그동안 신규공급이 줄어 자연적으로 감소한 면이 많았다. 그나마 경남을 비롯해 부산과 광주, 대전 등 지방 주택시장이 다소 활기를 찾으면서 건설업체들을 위로했다.

◇도내 건설업체 수도 줄었다 = 건설경기 침체가 도내 건설업체 수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도내에 등록된 건설업체 수는 종합건설업체가 1106개사, 전문건설업체는 3041개사다. 이는 2010년 12월 말 조사에 견줘 종합건설업체는 19곳, 전문건설업체는 76곳이 줄어든 것이다.

건설협회 경남도회는 "지난 한해 수주 감소 등에 따른 경영 악화로 폐업신고 업체가 많이 늘었다"라며 "올 상반기 중 행정처분업체가 다수 발생될 예정이어서 감소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전문건설협회 경남도회 조사에서는 업체뿐 아니라 면허등록도 전년도 4866개에서 4698개로 168개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건설협회 경남도회 관계자는 "원도급자인 종합건설업체의 수주 부진이 전문건설업체 경영 악화를 불러왔고, 폐업으로 직결됐다"고 진단했다.

◇2012년이 더 걱정 = 건설업체들은 지난해보다 올해를 더 걱정하고 있다. 공사물량이 줄어드는 데다 주택시장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탓이다. 실제로 2012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지난해보다 7.3% 감소한 22조6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주택부문도 수도권 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1~2년간 반짝했던 지방 부동산 시장이 2012년 하반기부터는 사그라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경남과 부산 등 지방 주택 시장도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2012년에는 공급 과잉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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