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애니메이션 3D 영화로 재탄생

'랄라라 랄라라 랄라랄라라~'

이 흥겨운 스머프의 장단을 맞추느라 어지간히도 TV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TV 만화를 점령하고 있던 시기에 유럽에서 만들어진 <개구쟁이 스머프>의 방영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만화 자체의 높은 완성도는 시청률뿐만 아니라 어린 친구들에게 여러 스머프와 같은 많은 별명을 붙여주게 했습니다. 주책이, 똘똘이, 투덜이, 베짱이는 만화뿐만 아니라 친구의 별명이기도 했습니다.

   
 

스머프만한 자식을 둔 한 친구는 술자리에서 당당히 '파파 스머프(Papa Smurf)를 통해 리더십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는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만화채널을 검색해 본다고 합니다. 혹시나 옛날 스머프가 방영되나 싶어서라나.

스머프가 던진 가장 큰 충격은 학창시절 '스머프의 진실'이란 장문의 글이었습니다. '<스머프>가 공산주의를 대변하는 애니메이션이다'는 것이지요.

스머프가 공산주의를 찬양한다는 음모론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똑같은 하얀색 복장에 동일한 형태의 버섯집에 살면서 차별 없는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스머프는 공산주의자의 삶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사유재산이란 개념이 없으니 화폐도 존재하지 않고, 추수가 끝나면 버섯형 공동 저장창고에 식량을 모으고 배급을 받기도 합니다.

위대한 아버지 수령인 파파 스머프는 카를 마르크스의 캐리커처란 주장도 있었고, 똘똘이 스머프(Brainy Smurf)는 스탈린에 의해 멕시코로 추방당하고 결국에는 암살당한 레온 트로츠키란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파파 스머프의 풍성한 수염과 유일하게 빨간 옷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마르크스와 닮았기 때문입니다.

똘똘이 스머프도 진보적 지식인으로 등장하며 동그란 뿔테안경을 쓴 모습이 트로츠키를 연상시킵니다.

이외에도 스머프들을 연금술적으로 분해하여 황금으로 만들려고 시도하는 사악한 마법사인 가가멜은 유대인 특유의 기다란 매부리코와 검은색 두발을 하고 그리스도교 수도사와 닮은 복장으로 인해 유대교의 자본주의를 비판한다고까지 합니다.

게다가 스머프들이 항상 부르는 '랄랄라 랄랄라'란 해피 송이 노동요란 주장도 있었습니다.

일부는 맞는 말이고 일부는 과장이 있는 듯합니다. 만화가 한 개인의 삶을 꾸준히 관찰하는 것보다 재미있는 사건을 따라 플롯이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삐딱한 관점으로 본다면 상당수의 만화들이 이런 식의 꼬리표를 붙이게 될 것이 뻔합니다.

주책이, 똘똘이, 투덜이, 베짱이, 파파 스머프와 스머페트가 다시 가가멜에게 쫓기고 있다고 합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사랑받아온 <개구쟁이 스머프>가 3D 영화로 다시 태어난 것이지요. 평화로운 스머프 마을에 들이닥친 사악한 마법사 가가멜의 습격 이후 파란 달이 뜰 때만 열리는 마법의 문을 통해 가가멜을 따돌린 스머프들이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인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가장 화려하고 정신없는 뉴욕 도심 한복판입니다. 스머프들이 스머프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파란 달'을 띄우려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3D로 펼쳐집니다.

음모론자의 입장에서는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에 공산주의자들이 뛰어든 격일 것입니다. 어릴 때는 스머프의 입장에서 가슴을 졸여가며 만화를 보았다면 이제 가가멜의 입장에서 아쉬운 마음을 이해해보면서 영화를 볼까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