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 결국 15억 깎아..오염 취약 상수원 대체할 취수원개발 용역비도 싹둑

"자를 게 있고 자르지 말아야 할 게 있는데, 막 잘랐네."

경남도의회 예결특위가 내놓은 추경예산 종합심사 결과를 본 한 도의원의 반응이다. 경남도의회 예결특위는 지난 25일과 26일 양일간 경상남도 제1회 추경예산에 대해 종합심사를 했고, 총 13건 25억 7837만 원을 삭감했다.

한나라당의 도의회 독점 현상이 다시 가시화된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예산 삭감 칼자루를 마구 휘두른 모습이다. 한나라당 당론이 강력한 영향을 미친 결과 논란이 된 모자이크 프로젝트 관련 예산 15억 원은 삭감됐다.

문제는 모자이크 프로젝트 예산 외에도 도민의 권익과 직결된 사업 예산도 삭감돼 '마구잡이 칼질'을 한 게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27일 열린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는 예결특위 추경심사 결과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날 손석형(사진) 민주개혁연대 대표가 "예결특위 추경 심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자이크 프로젝트' 관련 예산 15억 원과 '낙동강 친환경 대체 취수원 용역비' 3억 5000만 원을 복원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김구연 기자

먼저 눈에 띄는 항목은 '낙동강 친환경 대체 취수원 용역비'로, 3억 5000만 원이 삭감됐다. 경제환경위에서는 통과된 항목이었다.

오염에 취약한 낙동강 표류수를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지역에 대체 취수원을 개발해보겠다는 것이 이 사업의 골자였다. 또한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의 대안으로 경남도가 제시한 방안이었다. 무엇보다 낙동강의 오염 우려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동부지역 6개 시·군에 거주하는 150만 명의 도민이 낙동강 표류수를 마시는 상황이기도 했다.

예결특위는 예산을 삭감하면서 "사업추진 세부계획 등 충분한 사전 설명을 의회에 보고하고 용역에 착수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하지만 이 부대의견은 경제환경위가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첨부한 부대의견이기도 해, '묻지마 삭감'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27일 열린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는 예결특위 추경심사 결과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손석형 의원의 수정 발의안에 대해 김오영(사진) 한나라당의원협의회 대표가 반대토론에 나서 모자이크 프로젝트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따졌다. /김구연 기자

이외에도 창원 통일마라톤대회 지원비 2000만 원, 낙동강 살리기 운영 지원 1100만 원, 낙동강 연안정책 협의회 개최 2000만 원, 북한 산림녹화 지원 사업비 5000만 원, 평화미술제 개최 지원비 3000만 원 등도 함께 삭감됐다.

공교롭게도 낙동강, 평화, 통일 등의 단어가 들어간 항목은 무조건 삭감된 것이다. 사업에 대해 세밀한 검토를 했는지 의문스러운 지점이다. 이와 함께 경남도의회는 독립영화제 지원비 1000만 원을 삭감하는 '알뜰함(?)'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평화미술제는 민족미술인협회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전국 시·도를 순회하고 있다. 제1회 평화미술제는 제주도에서 4·3 항쟁을 주제로 열렸고, 광주에서 열린 제2회 평화미술제는 5·18 민주화운동이 주제였다. 그리고 경남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3회 대회는 10·18 부마 항쟁을 주제로 전국 유수의 민족미술인들이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었다.

27일 관련 예산 삭감 소식을 듣고 김오영 한나라당 대표를 항의 방문한 김유철 창원 민예총 회장은 "다른 광역 자치단체에서는 지원이 이루어진 사업인데 경남도에서만 삭감됐다"며 "10·18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기 위해 이주영 국회의원이 노력하고 있다는데, 한나라당이 바보 같은 짓을 한 것 아니냐"고 불쾌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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