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진 건축사회 하나로 뭉쳤다."

지난 12일 자 경제면(9면)에 나온 기사 제목이다. 통합 창원시 출범을 앞두고 마산, 창원, 진해 지역 건축사회가 통합을 이뤄냈다는 내용이다. 통합 지역 기관, 단체로는 처음이어서 나름 의미를 부여해 기사를 썼다. '통합'이라는 말보다는 '하나로 뭉쳤다'는 말이 더 정감이 있다. 무언가 똘똘 뭉쳐 열심히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난다.

지난해 10월 1일 한국토지공사 경남본부와 대한주택공사 울산·경남본부가 합치는 것을 두고는 '하나로 뭉쳤다'는 말을 쓰지 않았다. 이는 말 그대로 통합이었다. 정부 방침에 따라 공기업이 그냥 합친 것이어서다. 마찰이 없지 않았다. 서로 다른 조직 문화가 과연 자연스럽게 합칠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 그래도 통합은 착착 진행됐다. 내게 통합의 부당함을 두고 열변을 토하던 한 직원은 통합 직전 미국으로 연수를 가버렸다. 남은 이들은 그저 묵묵히 적응해가고 있다. 이런 걸 두고 하나로 뭉쳤다고 할 수는 없다. 그냥 '통합'이다. 그냥 받아들이며 적응하는 것이다.

건축사회는 법정단체다. 법에 1개 시군에 1개 지역 건축사를 두게 돼 있다. 자칫하면 그냥 '통합'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도 건축사들은 '하나로 뭉쳤다'를 택했다. 앞으로 건설협회, 전문건설협회, 상공회의소 등 마산, 창원, 진해 지역 여러 법정단체도 합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진행과정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어떤 이는 주도권이 넘어갈까 봐 걱정한다. 다른 이는 명예를 이야기한다. 역사를 말하는 이도 있다. 정리는 힘들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어차피 '통합'은 해야 한다.

6월 2일 선거에서는 첫 통합시장이 탄생한다. 오는 7월이면 마창진을 합친 통합 창원시가 첫발을 내딛는다. 창원이 제일이니 마산이 먼저니 진해도 중요하니 하는 말들이 많다. 물론 확실히 정리할 건 정리하고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은 찾아야 한다. 그래도 자치단체든 기관·단체든 통합이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로 뭉친다고 생각해보자. 그래서 몇 년이 지나고 '통합 창원시, 하나로 뭉쳤다'는 기사가 나온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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