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상의 창립 110주년 기념 펴내

마창진 공업 110년. 마산상공회의소가 오는 28일 창립 110주년 행사를 앞두고 펴낸 책 제목이다. '마산상공회의소 110년사'도 아니고 왜 '마창진 공업'일까.

먼저 한철수 마산상의 회장의 발간사를 보자. '마창진 공업은 근대 한국 산업의 원천'이란 제목이다.

"마산상공회의소 창립 110주년과 마산·창원·진해시의 통합 원년을 맞아 우리 지역 공업의 태동과 변천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고자 본 도서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통합시 출범을 앞두고 통합시를 아우르는 공업사(史)를 정리했다는 말이다. 한 단락 앞을 보자.

마산지역 공업사에 끼친 역할 조명

"마산상공회의소는 한때 마산시를 비롯한 지금의 창원·김해·밀양시와 창녕·함안군 지역을 관할 구역으로 편입함으로써 (중략) 마산임해산업단지와 수출자유지역, 창원기계공업단지 등 경남의 공업 인프라 조성에 노력함으로써 오늘날 공업입국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는 통합시 공업사에서 마산상의가 어느 정도로 중요한 지점에 있었는지 넌지시 시사하는 대목이다. 어쩌면 마산, 창원, 진해 상공회의소 통합을 염두에 둔 포석일 수도 있다.

이 책과 관련해 근대 마창진 공업이 마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게 아니냐는 마산상의 관계자의 말도 이를 뒷받침한다.

어쨌거나 이 책이 품은 의미는 크다. 경남에서 처음으로 마창진 공업사를 아울러 체계적으로 정리한 자료여서다.

이 책의 대표 집필자 이광우(58·전 경남신문 기자) 씨의 머리말을 살펴보자.

"마산과 창원, 진해를 중심으로 하는 마창진권의 역사도 우리나라 공업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략) 그럼에도 지금까지 우리 지역의 공업사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있음은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개항부터 현재까지 자료 취합

마산상의가 창립 110주년을 맞이해 발간한 <마창진 공업 110년> 표지. /마산상의 제공

이 씨는 지난 1994년 3월 1일부터 1여 년간 <경남신문>에 '경남 공업의 맥'이란 제목으로 도내 공업사를 정리했었다. 매주 월요일 게재된 이 기사는 지난 1995년 4월 이 씨가 경제부에서 사회부로 자리를 옮기면서 중단됐다. 그로부터 15년 지난 지금까지 아무도 이 작업을 계속하지 않았다.

<마창진 공업 110년>은 이 연재 기사의 마무리인 셈이다. 24일 이 씨는 '정리'라는 말을 강조했다. 자신은 학자가 아니다, 새로 찾아낸 사실보다는 기존 자료를 적절히 정리한 것뿐이란 이유에서다. 그는 15년간 느꼈던 안타까움을 이번 작업으로 풀 수 있었다고 했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1899년 개항에서 해방 공간을 거쳐 전쟁을 겪은 1950년대까지다. 이어 1, 2차 경제 개발이 한창이던 1960년대에서 중화학 공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던 80년대까지가 2부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3부는 민주화 시기를 거치던 1980년대 후반에서 지금까지의 시기를 다뤘다.

이 씨는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단다.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쓰지 못해서다. 석 달이란 시간은 넉넉하지 못했다. 더 많은 자료를 읽고 더 잘 버무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래도 마창진 공업사를 처음으로 정리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단다.

마산상의는 오는 28일 오후 4시 마산 3·15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창립 110주년 기념식을 열고 이 책을 처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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