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회장, 마발협 최위승 회장에 의사 전해문화광장 조성 '탄력'…100억 원대 매각금액 '관건'

마산 오동동 문화광장 조성 예정지로 옛 한국은행 터가 급부상한 가운데 (주)부영이 '시민이 원하면 이 터를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문화광장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사)마산발전범시민협의회(회장 김형성·이하 마발협)는 23일 오후 마산시청 6층 중회의실에서 80여 명의 위원이 모인 가운데 3월 전체회의를 열고 '옛 한국은행 터 시민공원조성 청원 건'에 관해 논의했다. 이 논의 과정에서 (주)부영 이중근 회장이 매각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김형성 회장은 이날 '옛 한국은행 터 시민공원 조성 청원 건'을 제안하면서 "옛 한국은행 터는 일제강점기 민주와 자유를 외치다 많은 사람이 투옥된 교도소 자리"라며 "이 때문에 마산시민의 정서는 한은 터를 시민공원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아 몇 개월 동안 검토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박종철 시의원과 최위승 무학 명예회장 등이 부영과 직·간접적으로 접촉을 했다"면서 "그 결과, 오늘(23일) 오전까지 '시민이 원하면 돌려주겠다. 다만 가격은 나중에 논의하자'고 부영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최위승 회장이 말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이에 대해 조용식 오동동 상인연합회장은 "오동동 문화광장 예정지를 코아 주변과 옛 한국은행 터로 검토 중이지만 옛 한국은행 터는 사업성이 없어서 공기업 특별회계상의 예산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오히려 코아 주변이 도심재생 차원에서 문화광장 예정지로 적합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시의회 박중철 건설도시위원장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중지를 모으는 게 중요하지만, 조성시기로 볼 때 빈터로 있는 옛 한은 터가 적절하다고 본다"며 "코아 주변으로 할 경우 400여 가구의 보상 문제 등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코아 주변은 차후에 도심재생지역으로 지정해 얼마든지 재생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최근 문화광장 조성사업 용역보고에서 옛 한국은행 터와 코아 주변은 둘 다 사업성이 마이너스로 나타났다"며 "사업성 측면도 중요하지만 공익기능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 회계상 재원마련 문제는 융통성 있게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부영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옛 한은 터와 관련해 (이 회장으로부터 ) 따로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지난달 시에서 의사를 타진해 와 '시가 요구한다면 공공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영도 매각의사를 부인하지 않는 점으로 미뤄볼 때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민의 요구와 함께 최근 경제난으로 아파트 사업이 불투명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옛 한국은행 터 매각금액이 얼마이냐가 관건이다. 부영이 2003년 8월 경매를 통해 84억 원에 사들인데다 그동안의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현재 90억 원대에 이른다. 여기다 현 시세를 반영하면 약 100억 원대를 넘을 것으로 보여 시가 얼마를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부영 관계자는 "최근 마산시의 의사 타진 답변에서는 금액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시가 객관적인 평가를 해서 세부계획을 세워 제시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실무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발협은 이날 '옛 한국은행 터 시민공원조성 청원 건'을 통과시켜, 마산시와 부영에 각각 민원을 제기했으며, 시의회에는 청원을 했다.

한편, 옛 한국은행 터는 부영이 옛 한국철강 터와 가포대대 아파트 사업을 위해 견본주택 터로 사용할 계획이며, 현재는 유료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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