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실과 해당부서에 너도 나도 관용차 구입 요구 물의자전거 동호회 행사에 지원 요청키도…의식전환 절실

김해시의 각 실·과가 업무용 관용차를 너도 나도 사달라고 요구해 공무원들이 예산 절감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여기다 일부 시청 동호회는 자전거 국토순례를 명분으로 200여 만 원의 시 예산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해시 각 실·과는 최근 내년도 해당 부서별 업무용 관용차 21대(신규 12대, 교체 9대)가 더 필요하다며 새 차를 구입해 줄 것을 관련부서에 요구했다.

이 경우 관용차 구입비(트럭 1600여 만 원, 승합차 1800여 만 원, 지프 2200여 만 원, 경차 900여 만 원 기준)만 1대당 평균 2000여 만 원으로 환산하면 4억여 원이 넘는다.

또 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관용차 145대를 포함하면 이들 차에 들어갈 유류비 등 한 해 관용차 운영에 들어가는 경상비도 엄청나게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각 실·과의 관용차 구입 요구가 늘자 김종진 부시장은 "유류 값이 매년 치솟는 마당에 관용차만 많아지만 예산은 덩달아 늘 수밖에 없다"며 각 실·과에 기존 배치된 관용차를 적소에 재배치해 활용하도록 축소 재조정을 지시했다.

부서마다 요구를 다 들어주면 결국 직원 개인마다 한 대꼴로 배정하는 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시 계약부서 한 관계자는 "각 실·과의 관용차 요구 건에 대해 42개 과 17개 읍·면·동에 배치된 현 관용차를 적절하게 잘 배치 활용하면 운영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는 이동식 단속차량 2대와 사다리차 1대를 포함 총 3대만 새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관용차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부서마다 직원 출장을 핑계삼아 너도나도 차 구입을 요구한 것은 예산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처사"라며 "예산절감을 위한 직원들의 의식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청 자전거 동호회에서는 11월 3일부터 1박2일간 일정으로 국토순례(진주·영덕·밀양 일원)를 하겠다며 이를 빌미로 30여 명분의 숙식비 등을 위해 200여 만 원의 시 예산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해 빈축을 사고 있다.

권민수(53·시내 삼계동) 씨는 "직원들 간 체력단련을 통해 자기발전의 계기로 삼는 것은 적극적으로 권장할 일이지만 개인운동에 시 예산이 들어가면 나중에는 시 전 직원들의 체력단련 비용으로 시민 세금이 투입돼야 할 판"이라며 "공무원들에겐 복지카드도 제공되는 마당에 동호회에서 예산지원을 요청한 것은 마치 시 예산은 먼저 갖다 쓰면 된다는 심보인 것 같아 안타깝다"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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