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 끝자락이다. 낙동강이 가까워질수록 물 흐름이 느리고 편안하다. 의령군 지정면 송도나루(현 송도교)에서 낙동강과 합수하기까지 이 구간의 물길에는 천강홍의장군 곽재우와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수많은 의병들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의병의 강'이며 '곽재우의 강'이다.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가 최초로 의병을 결성한 곳도 이곳이고 의병들의 최초 전승지도 이곳이다.남강의 최하류 지역은 의령군 지정면과 함안군 대산면이다. 남강이 낙동강과 합류하는 길목이다. 두 지역은 또 낙동강을 가운데 두고 창녕군 남지읍 용산리를 건너다보고 있다. 마...
초여름 해 저물 무렵이면 내처 걷고만 싶은 악양둑방길이다. 둑방은 남강 물길을 따라 곧장 낙동강 방향으로 이어지다가 이내 함안천에서 끝난다. 함안천은 함안군 남쪽 샛강들인 검암천·신음천·운곡천·옥열천 등 물길을 다 보태 북쪽 남강으로 흘러왔다. 함안군 법수면과 대산면의 경계를 이루며 이곳에서 남강 물길과 합수하고 있다.함안천과 남강이 합수하는 두물머리 강변 언덕에는 악양루(岳陽樓)가 있다.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초행길에서는 좀체 찾기가 힘들다. 악양둑방을 나와 악양교를 건너와 도로변에서 표지판을 봤음에도 쉬이 눈에 들어오지는...
무논에 미늘띠기 아지매 혼자서 써레질하고 있다. 땡볕 무논 위로 미늘띠기 아지매 등허리가 섬처럼 부풀었다 가라앉았다 하고, 똥뫼산에서는 소쩍새가 '니기미니기미' 울어댄다. 모판에 쪄놓은 모들은 새파랗게 차오르고….일찍 고향을 떠났던 아버지는 농사에 서툴렀다. 예순이 가까운 나이에 고향에 돌아왔지만 농사는 모든 게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일이었다.벼농사는 볍씨를 골라 모판을 찌는 것에서 벼를 베고 말리고 매상을 할 때까지, 과실나무는 가지를 치는 것에서 솎아내는 것까지. 농사는 꼬박이 1년이 지나야 겨우 한 바퀴 학습이 되는 것이...
남강을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형성된 의령군과 함안군을 톺아간다. 강 이쪽을 따라가다가 다시 강 건너 저쪽을 따라간다. 맥락 없이 들쭉날쭉하지만 물길을 따라가는 걸음은 자연스레 재다. 지난 25회 의령군 정암진에서 용덕면 용덕천까지 갔던 걸음은 되돌아 나와 정암철교를 건너 남강 반대편 정주로를 타고 간다. 남강 물길을 따라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함안군 군북면 월촌리 군북제. 둑에 오르니 대낮 햇볕이 정수리에 내리꽂힌다. 벌써부터 시작된 무더위에도 강변 늪지 버드나무와 풀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기세 좋게 푸르다. 햇볕 사이로 엷은 ...
남강변 더미 정암루 아래 너럭바위가 편안하다. 그 위로 쏟아지는 늦봄 햇볕이 벌써부터 따갑다. 햇볕에 반사되는 물결에 눈이 부시다싶어 뒤를 돌아다보면 정암교와 의령관문, 그리고 '홍의장군(紅衣將軍) 곽재우(郭再祐)'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먼 빛으로도 활달한 기개가 느껴진다. 벽면 정암진 승전도가 임진란 당시를 보여주고 있다. 그 옆 충익공 홍의장군전적기념비는 1958년 군민 성금으로 건립했다고 한다. 곽재우(郭再祐)는 누구인가정암진(鼎巖津).홍의장군 곽재우가 의령군에서 어떤 역사적 인물인지를 단박 알 수 있는 상징적 현장이다...
남강은 장박교에서부터 의령군과 함안군을 가르며 흐른다. 강 한쪽은 의령군 화정면, 의령읍, 용덕면, 정곡면, 지정면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또 다른 한쪽은 진주시 지수면 끄트머리를 시작으로 함안군 군북면, 법수면, 대산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창녕 남지읍 용산리 앞에서 낙동강과 합류한다."이 남강이 먹고 살고로 해준 거제. 강 옆 들이 얼마나 농사짓기에 좋은 땅이여. 충적층으로 된 땅은 작대기만 꽂으면 절로 수확한다고 한 말이 빈말이 아니라예. 이 강이 또 동서남북 뱃길을 열어줬고…."의령읍 대산리 강변 유역 우엉밭에서 만난 ...
트라이앵글 지역이다. 남강 물길이 진주시 지수면 청담리에 닿으면 진주·의령·함안 세 지역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 행정상으로 진주시 지수면 청담리, 의령군 화정면 화양리, 함안군 군북면 박곡리가 그것이다.산들은 멀리 있고 강변 들에서는 봄 농사가 한창이다. 봄 강에는 새잎 돋듯 새 물이 솟아 밀려오는지 온통 연푸른빛이다. 남강을 가운데 두고 경계지역인 이곳에서는 강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고 다시 저쪽에서 이쪽으로 건너며 강을 따라 이어지는 마을을 톺아보고 있다. 낙동강은 100리 밖에 있다.물길은 진주 동쪽 끝 고랑마을에 닿았다...
남강은 경남 함양군 서상면 덕유산에서 발원하여 덕천강과 합류하고, 진주에서 북동으로 물길을 바꾸어 함안군 대산면에서 낙동강과 합류하는 강이다. 남덕유산 참샘에서 시작된 남강 물줄기는 약 186km로 '남강 500리 물길'이라고도 한다. 경남 6개 시·군에 걸쳐 있는데 지역마다 다른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함양지역에서는 남천강, 산청지역에서는 경호강이라 하는 게 그것이다.남강유역은 남강이 있어 대대로 식수와 농업용수, 뱃길을 통한 이동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잦은 침수로 온갖 피해를 입기도 했다....
남강 끝자락이다. 낙동강이 가까워질수록 물 흐름이 느리고 편안하다. 의령군 지정면 송도나루(현 송도교)에서 낙동강과 합수하기까지 이 구간의 물길에는 천강홍의장군 곽재우와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수많은 의병...
초여름 해 저물 무렵이면 내처 걷고만 싶은 악양둑방길이다. 둑방은 남강 물길을 따라 곧장 낙동강 방향으로 이어지다가 이내 함안천에서 끝난다. 함안천은 함안군 남쪽 샛강들인 검암천·신음천·운곡천·옥열천 등 ...
일주문이나 천왕문이 나오지는 않는다. 대신 입구에서부터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길이다. 오른쪽 산자락으로는 아름드리 붉은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왼쪽 계곡 자락으로는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다솔사는 이름 그대로, 소나무 편백나무 숲길이 그대로 일주문이다. 경남 사천 봉명산 다솔사(多率寺).1500년도 훨씬 전에 연기조사가 창립했다지만 대양루(大陽樓)만 남겨두고 1914년 화재로 전부 소실됐다. 현재 건물은 이후 재건한 것이다. 신라시대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모셔온 자장율사를 비롯해 고운 최치원과 만해, 효당 등과 인연이 깊...
남강을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형성된 의령군과 함안군을 톺아간다. 강 이쪽을 따라가다가 다시 강 건너 저쪽을 따라간다. 맥락 없이 들쭉날쭉하지만 물길을 따라가는 걸음은 자연스레 재다. 지난 25회 의령군 정암...
남강변 더미 정암루 아래 너럭바위가 편안하다. 그 위로 쏟아지는 늦봄 햇볕이 벌써부터 따갑다. 햇볕에 반사되는 물결에 눈이 부시다싶어 뒤를 돌아다보면 정암교와 의령관문, 그리고 '홍의장군(紅衣將軍) 곽재
이제는 남강 철새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경칩 지나니 왜가리 백로 청둥오리 등 텃새 몇 종만 있을 뿐 겨울 내내 남강에서 보이던, 이제는 제법 친숙해진 큰고니 독수리 비오리 등을 볼 수가 없다.다시 남강 물길과 영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를 보고 있다. 남강을 가운데 두고 서쪽은 진주시 하대동과 초전동으로 이어지고 동쪽은 진주시 금산면 속사리와 송백리로 이어지고 있다. 송백리 남쪽에는 큰 나루터가 있었다. 누런 버드나무가 많아 황류진(黃柳津)이라 했다. 마을 사람들이 진주로 가던 유일한 뱃길이며 또 진주 사람들이 마산, 대구 방면...
"남강이라 하지 않고 고마 큰 강이라 했제. 백사장이 워낙 넓었으니 지금보다 강폭이 2∼3배는 넘었을끼야. 어린 눈에 처음 봤을 때 아 이리 끝이 없는강도 있구나 싶었으니까."아버지와 중학 동기인 김재구(78·진주시 중앙동) 씨는 1960년대 초반 고향에서 나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진주에 왔을 때 남강을 본 첫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한다."중앙파출소에서 반도병원 앞 도로가 둑이었던가. 사변 직후만 해도 시외버스주차장이고 동방호텔이고 전부 남강 백사장이었으니. 지금 시청 있는 도동벌은 전부 모래땅 논밭이었제. 농사지어봤자...
새벽부터 전교생 54명 남짓 되는 시골 작은 학교가 소란스럽습니다. 교실 뒤편 마당에 트럭이 멈추고 여러 개의 솥단지 취사도구들이 놓였습니다. 천막을 치고 물을 데우고 재료들을 씻습니다. 큰 솥단지에서는 금세 뜨거운 김이 숭숭 납니다.4월 1일 무상급식 중단 첫날, 진주시 지수초등학교 건물 뒤편입니다. 20여 명의 학부모들이 새벽부터 몰려와 아이들 급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갑자기 급식비를 내라카몬 우짭니꺼? 아이 둘 다 내면 12만 원이나 되는데…. 그것도 농촌 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 시내 아이들보다 더 비싼 급식을 해야 ...
남강은 장박교에서부터 의령군과 함안군을 가르며 흐른다. 강 한쪽은 의령군 화정면, 의령읍, 용덕면, 정곡면, 지정면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또 다른 한쪽은 진주시 지수면 끄트머리를 시작으로 함안군 군북면, 법수...
트라이앵글지역이다. 남강 물길이 진주시 지수면 청담리에 닿으면 진주·의령·함안 세 지역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 행정상으로 진주시 지수면 청담리, 의령군 화정면 화양리, 함안군 군북면 박곡리가 그것이다.산들은
아버지는 이번 구간에 동행하지 못했다. '진주 남강' 상류에 해당되는 이번 길에는 대신 여러 사람들이 동행했고 SNS를 통해 여러 사람들이 남강에 얽힌 옛 이야기를 들려줬다."936년 병자년 대홍수가 남강 물길을 다 바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류에서 중류까지 내려오면서 유로가 많이 바뀌었지요. 물이 범람하니 제방을 높이 쌓거나 유역을 정비하면서 물길을 인위적으로 틀어 돌리기도 하고…."진주 문화와 역사를 공부해온 심인경(42·진주시 가좌동) 씨는 덕천강과 남강 일대를 같이 다니면서 그동안 남강은 본래의 모습에서 많은 ...
다시 지리산 동남쪽으로 톺아간다. 벌써부터 '아이고, 인자 되다' 소리가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른다. 남강댐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진양호 서쪽 옆구리에 와서 숨을 돌리는 덕천강(德川江) 물길을 먼저 이야기하려고 한다.아버지는 남덕유산에서부터 내려온 남강 본류인 경호강 물길보다 지리산 남쪽으로 내려온 덕천강 물이 맑고 깨끗해 남강 수질이 유지되는 거라고도 말한다.덕천강은 한 마디로 지리산 동남쪽 골짝 물이 다 모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골짜기에서 흘러나온 시천천과 삼장면 유평골에서 흘러나온 덕천천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