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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망언 쏟아내는 입들에 부쳐

전 대통령 석방요구 이어 5·18 비하 발언
똥 먹는 강아지 입보다 못한 정치판의 입

김륭 시인 webmaster@idomin.com 2019년 02월 13일 수요일

최근 분양받은 강아지가 "똥을 먹는다"는 이유로 애견분양 가게에 환불을 요구하고, 거절당하자 반려견을 집어던져 생후 3개월 된 몰티즈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해 SNS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나는 이보다 더 끔찍한 일이 이 나라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쓴다. 그렇다. 겨우 2년 만이다. 2년 전 탄핵으로 영어의 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몸에 빌붙은 '괴물들의 입'이 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등에 업고 되살아나고 있다. 마치 '제 똥을 먹는 강아지처럼'(?) '박근혜 되살리기'에 가장 먼저 불을 댕긴 건 홍준표 전 대표다. 2·27 자유한국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가 불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그는 지난 3일과 4일 연달아 페이스북 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했다. 이에 질세라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지난 6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국민 의견이 적지 않다"고 입을 보탰다.

그동안 한국당에서 금기어나 마찬가지였던 '박근혜'나 '탄핵'이 재등장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는 당내 세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개똥보다 못한 '정치적 계산' 때문이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즉 개처럼 짖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런 입을 가진 머리는 대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약삭빠르게 돌아간다. 한국당 당권 주자인 김진태 의원은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촉구하면서 "지난 대선은 무효다"라고 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숟가락을 얹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5년 임기도 못 채울 것"이라고 했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여기에 홍 전 대표가 빠질 수 있을까. 얼씨구나, 드루킹 사건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석방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참 가증스러운 입들 아닌가.

나는 누구라도 자신의 추함, 어리석음, 악의를 넘어서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장 주네'(Jean Genet, 1910~1986. 실존주의파에 속하는 프랑스 시인·소설가·극작가)의 문장에 동의하지만 예외적인 인간도 있다는 걸 나는 이즈음 한 번 더 확인한다. 그러니까 이 나라 정치판에서는 "신은 죽었고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존재"(니체)라는 지극히 상투적인 말조차 들려주고픈 마음까지 싹 가시는 인간들, 즉 광대들보다 못한 입이 있다는 얘기다. 광대의 알록달록하고 밝고 우스꽝스런 복장은 이미 자신의 남달리 우울한 표정에 대한 농담이었지만 지금 이 나라 정치판에서는 고깔모자나 일회용 스피커보다 못한 공허한 말들이 난장을 부리고 있다. 광대는 매번 넘어질 때마다 새로운 사람이 되어 일어난다고 하지만 이들은 그것도 아니다

어디 이들뿐인가.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 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를 비하하는 입도 있다. 한국당 원내대변인의 입이다. 김순례 의원은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공동주최해 열린 이른바 5·18 진상규명 공청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당의 이런 입들은 하나가 아니다.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그냥 폭동이 민주화 운동으로 된 겁니다."(이종명 의원) 백승주, 이완영 의원 등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한국당 의원들도 북한군 개입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동조하는 발언을 더했고, 연단에 오른 지만원은 북한군 개입설을 되풀이했고, 전두환 씨가 '나라를 구한 영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똥을 먹는 강아지보다 못한 망언 수준의 막말 아닌가. 우리 사회가 용인하는 통념과 상식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법이다. 역사에 대한 어떤 감각, 과거와 미래를 잇는 그 감각이 완전히 말살됐다손 치더라도 인간이 어떻게 개보다 못한 입을 가질 수 있는가. "세상에는 세계를 정당화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지요." '알베르 카뮈'가 사망하던 그날까지도 집필했던 작품 <최초의 인간>에서 카뮈 자신이며 소설의 주인공인 '자크 코르므리'가 한 말이다.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이 나라 정치판에는 왜 이런 사람은 없고 제 똥에 제 입을 쑤셔 박는 괴물들밖에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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