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업 추진 중에 수장 공백
조직 내부 혼란 길어질까 우려
스마트산단 등 혁신행보 안갯속

김경수 지사가 법정구속되면서 경남도청이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중앙지법의 1심 선고공판이 시작된 30일 오후 2시부터 뉴스 속보에서 눈과 귀를 떼지 못하고 있던 공무원들은 '김 지사 법정구속'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누구나 할 것 없이 단말마의 비명을 내질렀다.

김 지사 유무죄에 대해 평소 해왔던 예측이 어떠했던지와 '정치인 김경수'에 대한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1심 선고 결과를 접한 공무원들은 말문을 열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신동근 경남도청 노조 위원장은 "예측할 수 없는 결과에 뭐라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당혹스럽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도청 전체가 '멘붕'에 빠져드는 분위기였다.

▲ 김경수 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재판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30일 오후 권한대행을 맡게 된 박성호 행정부지사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한 후 돌아가며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김 지사가 법정 구속되고 권한대행체제가 시작되면서 도정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심 선고일 하루 전에 확정된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은 말할 것도 없고 '제2신항 진해 유치 확정' 등과 같은 수조 원대 대형 사업의 틀을 짜야하는 시점에 도지사 유고 상황이 벌어지면서 사업 추진력에 한계가 따를 것이라는 염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단행된 도청 조직개편과 인사 이후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김 지사의 부재까지 겹쳐지면서 혼란 양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중앙부처와 가교 역할을 해온 김 지사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그동안 누려온(?) 경남도의 위상이 추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제기되고 있다.

경남도청 한 고위 간부 공무원은 "올해 국비 5조 원 시대를 열 수 있었던 것도 지사께서 중앙부처를 직접 수차례 찾는 노력에서 기인한 것이고,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협조도 수월했다. 사실 저희야 따라다니는 것밖에 더한 일이 없는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앞으로 지사의 공백이 길어지면 과연 지금까지의 상황이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김 지사가 추진해온 3대 혁신 행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관심사다.

김 지사는 지난해부터 경제혁신의 핵심 사업으로 스마트 공장 보급 정책을 주도적으로 펼쳐왔고, 정부에서 곧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 산단'을 경남에 유치하는 데 주력해왔다.

또한 2019년부터는 경남에 사회혁신 분위기를 안착시키기 위한 구상을 하나씩 밝히면서 '사회혁신추진단' 조직을 갈무리해왔다. 단장을 비롯해 분야별 민간 전문가를 채용해 사회혁신추진단을 대대적으로 출범시킬 예정이었는데, 이 역시 안갯속에 빠져들 전망이다.

김 지사는 1심 선고 직후 도지사 권한대행직을 맡게 된 박성호 행정부지사에게 변호인을 통해 "흔들림 없이 도정을 추진해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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