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상품·절임배추 수요
지역에서도 갈수록 늘어
1∼2인 가구 증가도 영향

본격적인 김장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직접 김장을 하려는 소비자가 예전보다 줄어들면서 절임배추와 포장 김치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소규모 가족이 늘고 간편함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의 김장 풍속도가 변화하는 추세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8년 김장 의향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판 김치 구매 비중은 지난 2014년 8.1%에서 2016년 11%, 지난해 13.1%, 올해는 15.8%로 4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직접 김치를 담그겠다는 가구는 2017년 65.3%에서 올해 64.9%로 소폭 줄어들었다.

시판 김치 구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로는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구입 가능하고(43%), 김치 담그기가 번거롭거나 바빠서(33%)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올해 김장 배추 구매의향은 절임 배추의 구매 선호도(53%)가 신선 배추(47%)보다 높았다. 최근 김장 배추의 구매형태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을 기점으로 절임 배추 선호 비율이 신선 배추보다 높아지기 시작해 해마다 격차를 벌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절임 과정의 번거로움' (71%), '시간 절약(26%)' 등을 이유로 절임배추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역 유통업계에도 절임배추와 포장 김치 수요가 느는 추세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 중심으로 포장김치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 먹는 포장김치 경우 대형 유통업체·온라인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마트 부산·경남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포장김치 매출이 해마다 20% 가까이 신장했다. 최근 온라인몰 겨울철 상품 중 포장김치 매출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포장 김치는 1년 365일 사 먹을 수 있다. 포장김치 업체마다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골라 먹는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직접 김치를 담그려는 소비자들은 생배추보다 절임배추를 선호하고 있다.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할 수 있고 시간이 절약되는 장점에서다.

지난 7일부터 25일까지 절임배추 예약을 받은 남창원농협은 지난해보다 주문 물량이 2배 늘었다. 농산물 유통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대량으로 김치를 담가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며 "생배추를 사서 다듬고, 씻고, 직접 소금에 절이는 고된 노동과 번거로운 과정을 줄이는 데 효율적인 절임배추를 찾는 소비자들이 매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내달 5일까지 절임배추 예약을 받는 진해농협 하나로마트도 해마다 3%씩 수요가 증가했다. 26일 마트에서 절임배추를 예약 주문한 주부 박모(52) 씨는 "아파트에 살아서 배추를 씻고, 다듬고, 소금에 절일 수 있는 공간이 딱히 없다. 매년 김장을 못하고 사 먹어야 했다"며 "지난해 처음 절임배추로 김장을 하니 맛이 괜찮고 김장하는데 훨씬 수월하더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10㎏ 늘려 30㎏ 주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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