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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사제' 도입, 왜 속도 못 내나

김경수 도정 4개년 계획에 포함
노사민정 대화 진척 없어 '표류'

임채민 기자 lcm@idomin.com 2018년 09월 05일 수요일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서서히 늘고 김경수 도지사 역시 노동이사제 도입을 '도정 4개년 계획'에 포함했지만, 문제는 속도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가 공공기관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김 지사가 천명한 도정 운영 원칙 중 하나인 '참여와 협력' 모델에 부합한다. 그동안 여러 난맥상이 드러났던 출자·출연 공공기관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미 서울시는 2016년부터 시행 중이고, 광주시에서는 지난해 조례가 통과됐다. 이어서 경기도는 지난 8월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경남도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김경수 도정의 대표적인 혁신과제로 선정해놓고도 큰 틀의 시행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 경영 참여 수준은 어느 정도로 할지, 기관별 정관 개정에 필요한 쟁점은 무엇인지, 관련 조례는 언제 제·개정할지 등 이행계획이 아직 검토되지 않고 있으며, 단순히 '선언'에만 머물고 있다.

'출자·출연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준비하는 재정점검과는 현재 '이행 실천 계획'을 작성 중이며 여타 관련 부서와 협의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해서는 노사민정 대화가 선결돼야 하고 각 출자·출연기관과 조율도 이루어져야 한다. 전체적인 김 지사 공약을 관리해야 하는 기획담당 부서는 물론 노사협력 부서와도 유기적인 업무 협조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지만, '느슨한'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또한, 홍준표 도정 시절 '채무 제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했던 재정점검과가 그동안 출자·출연기관 관리 업무를 담당해 왔다는 이유로 노동이사제 도입 업무를 전담하는 것도 속도감 있는 행정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제안했던 이종엽 경남도 여성특보는 "노사민정 회의를 통해 큰 틀을 잡아야 하고, 정관 개정, 조례 제정 등 필요한 절차가 많지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출자·출연기관장이 새롭게 인선되고 노사민정 진용이 새롭게 짜이는 시점에 본격적인 논의가 될 듯하다"고 밝혔다.

조직개편과 새로운 인선이 발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혁신 작업 정체 현상'이 '노동이사제 도입' 건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셈이다.

경남도 싱크탱크를 자처하는 경남발전연구원에서도 이와 관련된 심도 있는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경남발전연구원은 최근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근로자이사제 도입 검토'라는 짤막한 정책 페이퍼를 발간했다. 하지만 다른 시도의 사례를 소개하는 데 그쳤을 뿐, 경남의 현황이나 그에 기반한 구체적 실행 방안 등은 제시하지 못했다.

한편, 노동이사제는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공공부문에 광범위하게 도입하고 있는 제도로, 노동자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경영 투명성과 공익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노동자 100명 이상인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노동이사제를 도입했다. 이 기준을 적용한다면, 경남에서는 개발공사·테크노파크·마산의료원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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