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층세라믹콘덴서(MLCC·multy layer ceranic condencer)는 전자제품 회로에 흐르는 전류를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반도체 주변에서 전기를 저장했다가 일정량씩 전기를 공급하는 '댐'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MLCC는 머리카락 두께(0.3mm)에 세라믹과 니켈이 번갈아 쌓여 있다. 최대 700겹에 이르며 최대한 작게 만들면서 층수를 높이고 1000도 이상 고온에서 세라믹에 균열이 가지 않도록 구워내는 게 관건이다.

MLCC 업체인 일본 무라타는 수요가 많고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용 MLCC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무라타는 제품가격을 인상하고, 생산 능력을 50% 감축할 계획으로 알려져 MLCC 수급에 불균형이 확대될 전망이다.

MLCC시장은 전자기기 고기능화와 초소형화, 5G 도입, 자동차 전장부품 증가 등으로 말미암아 MLCC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관련 업체의 캐파(생산능력) 증설도 크지 않아 수급이 빠듯해지고 있다.

전장용 MLCC 수요 급증과 제한적인 공급 증가가 맞물려 MLCC 가격은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글로벌 MLCC 시장은 전장화와 IT기기 고기능화, 5G 도입 등 4차 산업혁명의 수혜와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2017년 103억 달러에서 2019년 184억 달러로 확대되어 2년 만에 약 80%의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MLCC 시장 2위 업체인 삼성전기의 MLCC 사업 영업이익은 2016년 1472억 원, 2017년 2672억 원에서 올해 8903억 원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15~2016년 MLCC공장을 증설하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데다 올해 MLCC공급 부족 현상까지 만나면서 상승하고 있다.

대만의 공상시보가 주초에 무라타가 중대형 MLCC 생산을 중단하고 전장용에 집중한다는 뉴스를 내면서, 대만 MLCC업체와 삼성전기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8일 무라타는 전혀 그럴 계획이 없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부 수익성이 낮은 대형 MLCC 제품을 소형으로 변경하여 해당 제품의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무라타는 범용 MLCC 라인을 전장용으로 변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보완 투자가 많이 들고 캐파 잠식이 커서 범용 MLCC 캐파 전장 전환보다는 기존 전장 캐파를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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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의 전장용 캐파 확대와 대형 MLCC 캐파의 소형 전환은 2020년 이후 5세대 이동통신과 4차 산업 혁명을 겨냥한 적극적인 행보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과 5세대 이동통신은 서버와 기지국용 산업용 MLCC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센서와 반도체로 무장한 완제품들도 MLCC수요를 폭발적으로 유발하면서 산업 전반적인 공급부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겨냥하고 있다.

/권병철 NH투자증권 창원WMC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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