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수성'야 '탈환'에 사활…5만여 인구 붙들 공약 주목

김해시 진영읍과 한림면을 지역구로 둔 '김해 라 선거구'는 선거 때마다 김해는 물론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성지로 자리매김한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이 바로 진영이기 때문이다. 진영을 중심으로 한 지역구 시·도의원들의 여야 당선 비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이 지역구를 발판으로 약진하면서 민주당 불모지였던 김해에 민주당 닻을 내리는 데 성공했다. 김해가 현 여당도시로 우뚝 서는 데 확실한 가교역할을 한 곳이다.

이 지역구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전까지는 새누리당 표밭이었다. 이곳에 민주당 깃발이 펄럭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최철국 국회의원이 당선하면서부터다. 이후 민주당 소속으로는 영남권 처음으로 2010년 김맹곤 시장을 배출했다. 이어 2012년에는 민홍철 국회의원과 김경수 국회의원, 지난 보선에서는 허성곤 김해시장까지 당선됐다.

두 국회의원에다 시장까지 모두 민주당이 독점하면서 명실상부 김해가 여당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민주당은 이곳을 필두로 양산과 부산지역으로까지 민주당 세력을 뻗친 이른바 '낙동강벨트'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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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선거구가 민주당 성지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고난도 많았다. 이 지역구를 기반으로 둔 민주당과 한국당 국회의원, 시·도의원들 간에 뺏고 빼앗는 이른바 '수성과 탈환'의 전투가 반복됐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기점으로 2010년 지방선거 때 김해 도의원 6명 중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한 곳을 제외하고는 5곳 모두 민주당 후보가 석권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른바 묻지 마 선거를 한 셈이다. 하지만 2014년에는 도의원 모두 한국당이 당선되면서 두 정당 간 수성과 탈환의 정치사를 이어왔다.

김해시의원(3명)은 한국당 2명(류명열·김명현), 민주당 1명(권요찬)으로 2 대 1 전선을 형성해오다 당시 김명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그만두면서 2016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김종근 의원이 당선돼 민주당(2명)과 한국당(1명) 간의 시의원 비율이 역전됐다.

3명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이런 의원 수를 고수할지 아니면 한국당이 2 대1 구도를 재탈환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에서는 김종근 현 의원과 정준호 후보 2명을 공천했다. 한국당은 류명열 현 의원과 한완희 후보 2명을 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배종도 후보와 정부화 후보, 무소속에는 박창열 후보가 각각 나서 7명이 맞붙는다.

민주당은 이 지역구에서 시의원을 배출하지 못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 봉하마을 자존심이 크게 손상될 것이라며 선거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반면 한국당에서는 옛 보수 텃밭 재건을 노리고 있어 두 정당 간 자존심을 건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승패는 어느 후보가 한림면보다 진영읍에서 지지를 더 많이 받느냐에 달렸다. 한림면은 9800여 명에 불과하지만 진영읍은 5만여 명으로 인구 수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치른 여러 선거 당 지지도를 보면 한림지역은 한국당이 높았지만 진영지역은 민주당이 우세한 곳이다. 지난 2016년 총선 때 한림지역은 민주당이 34.7%인 반면 한국당은 45.5%였다. 반면 진영지역은 민주당 지지율이 39.5%였고, 한국당은 32.7%에 그쳤다.

인구 수나 정당 지지도, 진영 신도시 등 지역 여건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후보가 난립한 만큼 쉽게 점치기는 어렵다. 따라서 출마자들이 어떤 필승의 전략을 펼치느냐가 당선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여 각 후보의 유권자 표심 잡기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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