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련 "시추해도 육안 확인 어려워 토양오염 검사해야"
시 "시추 후 의심 물질 발견되면 분석…절차 문제없어"

김해시 생림면 나전석산 도시개발지역 불법폐기물 매립의혹 확인 절차를 두고 김해시와 김해양산환경연합(이하 환경연합)이 갈등을 빚고 있다.

갈등 요지는 '선 육안 확인'과 '선 토양오염 조사'로 대립하는 양상이다.

김해시는 "시추작업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한 이후 폐기물이 나오면 주변 토양오염을 조사하겠다"는 견해다. 반면 환경연합은 "육안 확인만으로는 토양오염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다. 토양 오염부터 먼저 조사하라"며 맞서고 있다.

이런 갈등에는 시와 환경연합간 불신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김해시는 환경연합이 제기한 나전 석산 일대 폐기물 매립의혹 건을 확인하고자 오는 20일부터 시추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시는 12개 구멍을 뚫어 불법폐기물이 발견되면 관련법에 따라 조치를 취한 후 주변 일대 토양오염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김해양산환경연합이 15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림면 나전석산 도시개발지역 불법폐기물 매립 의혹과 관련해 시의 일방적인 시추조사 계획에 반대 뜻을 밝히고 있다. /박석곤 기자

하지만, 환경연합 측은 "김해시의 이런 방침은 일방적인 행정 절차다. 시추작업 시행을 즉각 중단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환경연합은 주민 건강과 환경권이 우선임에도 시가 일방적으로 결정·진행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15일 오전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가 시추작업에 앞서 환경단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결정해야 함에도 지난 10일 '시추작업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겠다'며 느닷없이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이 일대는 매립 후 7~8년이 지나, 현 시점에서 의혹이 제기된 폐기물이 토양에 그대로 보존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도 육안으로 식별이 어렵다는데 시는 어떤 근거로 육안 확인을 주장하는지, 누구를 위한 결정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토양검사로 의혹을 없애면 되는데 왜 안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불법 매립 의혹 건을 그냥 넘길 수 없는 또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삼계석산에서 채석할 당시 건축폐기물·마사토 돌부스러기 등에서 샌드밀(재생 모래)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유독성 응집제를 사용해 나온 슬러지를 불법 매립했다는 제보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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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시 생림면 나전마을 석산 개발지./연합뉴스

환경연합은 "시는 환경연합과 합의점을 도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링작업을 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런 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반드시 토양오염부터 조사할 것 △공정한 조사를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하는 업체가 작업에 참여하도록 할 것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폐기물 시험 기준이나 토양오염 시험 기준은 큰 차이가 없다.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폐기물 불법매립 여부에 대한 조사는 시추작업 때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을 참여하도록 하고, 폐기물로 의심되는 물질을 발견했을 때 실험분석이 필요하다는 회신 결과를 받았다. 이 안대로 시추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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