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횡단보도·신호등 설치로 철거 가닥…양덕지하도 폐쇄 등 의견수렴 거쳐 3월 결정

창원시 어린교 교차로 일대에 보행자와 교통 약자를 배려한 횡단보도가 잇따라 설치됨에 따라 오랜 기간 주요 보행로 역할을 해온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앞 육교'와 '양덕 지하도'가 사라질 전망이다.

신세계 앞 육교는 지난 2013년 어린교 교차로에 횡단보도가 신설된 후에도 많은 보행자가 이용해왔다. 백화점 앞이라는 특성상 유동인구가 많았고, 어린교 교차로에 횡단보도가 신설됐다고 하지만 백화점과 산호동 식당가를 이용하려면 육교 이용이 더 편리했던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 구간 간선도로 중앙분리대 일부를 철거하고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추가 설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향으로 신세계 백화점 육교도 곧 철거될 전망이다.

마산합포구청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설치하는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앞 육교가 곧 철거된다. 오른쪽 사진은 폐쇄 검토 중인 양덕 지하보도. /김구연 기자 s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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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마산동부경찰서의 교통심의 절차도 끝마쳤다. 마산합포구청 관계자는 "신호등과 횡단보도 설치가 마무리되는 대로 육교 철거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마산회원구청은 양덕 지하도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덕 지하도는 1978년 준공됐으며, 부속시설로는 수중모터 2대와 비상발전기 1대가 있다. 양덕 지하도는 인근 마산고속버스터미널 앞 횡단보도와 함께 이 지역 시민들의 주요 길목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어린교 교차로에 횡단보도가 신설되면서 그 활용성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관리 역시 부실해져 쓰레기와 먼지가 가득한 모습이 자주 목격되기도 했다. 자칫 흉물로 방치될 우려가 있었다. 특히 우범지역으로 변하고 있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마산회원구청은 2015년 7월 마산동부경찰서와 협의해 지하도를 폐쇄 또는 철거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어린교 교차로 횡단보도(40m)와 고속버스터미널 횡단보도(98m)가 인근에 있기 때문이었다.

마산회원구청은 지난해 1월부터 지하도 폐쇄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검토해 왔다.

이 과정에서 양덕 지하도가 애초 안전한 보행을 위해 설치된 시설인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마산회원구청은 오는 3월 양덕지하도 폐쇄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하고 막바지 의견수렴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에는 지역 도의원과 시의원을 초청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마산회원구청 관계자는 "지하도를 폐쇄하면 지하 공간을 민방위 대피시설로 이용할지 집중호우 시 저류시설로 활용할지 등을 놓고 여러 가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하도 폐쇄와 육교 철거가 논의되는 과정에서 이를 문화적으로 활용할 방안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1년 마산 어시장 입구 지하도를 폐쇄할 때, 시는 지하도 시설을 그대로 둔 채 출입구만 덮으면서 이후 활용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래된 지하도를 북카페나 미니 갤러리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고, 육교 역시 도시 디자인을 가미하는 시도가 국내외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이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 역시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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