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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마음밭]상식과 비상식

장진석(아동문학가·작은도서관 다미 운영) webmaster@idomin.com 2016년 10월 18일 화요일

가을 하늘이 너무도 청명하여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에 하늘의 새가 부러워지는 시기이다.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과 알록달록 화려한 옷을 갈아입는 산과 들이 도심의 부랑객에게 손짓을 한다. 일요일, 밀린 일 처리를 하러 도서관에 왔다. 주말 오후를 덩그러니 집을 지키는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울음 섞인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렸다. 이유인즉, 얼마 전 끝난 인기 드라마에서 지진 현장에 한 사람을 구하고자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의 모습이 너무도 감동적이란다.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얼마 전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현장에서 자신을 희생한 젊은 소방관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다. 화재 현장에서 사람들 목숨을 구한 젊은이. 세상 부조리에 대항하여 앞서 행동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 우리가 아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온 사람들이다.

상식은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을 말한다. 상식은 일곱 살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세상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이상하다. 상식은 비상식으로 치부되고, 비상식적인 일을 상식으로 밀어붙이는 일이 다반사다.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사고, 국민의 혈을 빨아 제 배를 불리는 공기업, 분식회계로 국민 세금을 빼먹는 기업인, 아직도 수수께끼로만 남은 차가운 바닷 속의 배 한 척, 죽음조차 억울한 한 농부의 이야기, 예산을 절감해도 욕을 듣는 교육감, 유명 요리사의 골목 상권 장악, 며칠 만에 수백억의 돈을 모은 모 재단 이야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사람은 사라지고 국가와 국민에게 해악질한 사람이 떵떵거리는 사회.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일이 너무도 많다. 일곱 살 코흘리개가 들어도 웃을 것이다. 세상을 비꼬는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아니 어쩌면, 현실 속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었지 않나 싶을 정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시원한 속풀이를 해주지만, 현실 속 엔딩은 오리무중이다. 답답하기만 하다. 비상식이 상식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정상이다. 비상식이 통하면 비정상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란 말을 본 적이 있다. 현재로서는 정상의 비정상화가 세상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 정상의 비정상화가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자식들에게는 비정상이 조금이나마 정상이 되는 세상을 물려주었으면 한다. 아름다운 지구별에 우리는 주인이 아니다. 사람은 향기가 아름다워야 한다. 어지럽게 머물다 간 흔적은 줄이고, 머물다 간 자리에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장진석(아동문학가·작은도서관 다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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