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레킹을 즐기는 나에게 인도네시아 롬복에 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린자니산 트레킹 때문이었다. 나는 독일인 4명, 스페인인 3명, 벨기에인 3명, 미국인 1명과 함께 총 12명이라는 대그룹의 일원이 되어 트
자형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며칠 전에 위독하다고 하셨다. '가 봐야지'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렇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며칠 후에 장례식장에서 자형을 만나야 했다. 죄인이 된 듯, 늙은 누나의 얼굴...
겨울이 머뭇거리는 사이 자객처럼 스며든 재앙, 오늘 아침 공기오염 지수는 473이다. 일주일 내내 주홍글씨였던 하늘은 아예 무채색으로 굳어버렸다. 차라리 미친 비바람이 낫다. 굳게 닫힌 하늘을 보느니 미친 ...
소아당뇨 때문에 미처 키가 자라지 못한 한 여성이 주변의 부축을 받아서 무대에 올랐다. 앞을 보지 못하는 그녀가 조명 속에 홀로 서서 떨리는 목소리로 나직하게 시를 읽기 시작했다.'소아당뇨병을 앓은 지 어느...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발리를 거쳐 롬복으로 이동했다. 롬복은 인근 작은 섬들의 접근성도 좋고 린자니라는 유명한 활화산도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그야말로 배낭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여행지이다. 롬복에
노출증에 걸린 듯 -진실을 노출시키려 하지 않는 이들이 이 병에 걸리면 얼마나 좋을까?- 나무들이 옷을 벗어젖히는 계절이다. 곡식으로 가득 찼던 들판도 까만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세월을 먹어 간다는 것을
여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은 때가 있었다. 후회한다. 늦었지만 꿈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학교 선생은 많이 참아야 한다. 나이 차이가 얼마가 나든 그들은 이성이므로 내가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
나는 야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프로야구 탄생 시기에 한창 민주화를 위해 시위를 벌이던 세대라 처음엔 야구에서 약간의 불순한 느낌이 나서 친해지지 못했다. 이후로는 경남이라는 지역 연고 덕에 자연스레...
이번 여정은 베트남을 경유해 최종 목적지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였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하지만 출발 며칠 전 내가 예매한 비행편이 완전 취소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다음날 첫 ...
가을 하늘이 너무도 청명하여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에 하늘의 새가 부러워지는 시기이다.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과 알록달록 화려한 옷을 갈아입는 산과 들이 도심의 부랑객에게 손짓을 한다. 일요일, 밀린 일 처
어디로 가는지 값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국경절 연휴에 남편 생일이 들었고, 일회용 미역국에 혼자 밥 말아 먹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어 아내는 길을 나섰다. 6억 6000만 명이 이동하고 우리나라에도 25
2016년 맘프가 끝났다. 이 한마디의 말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지 우리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의 식구들과 사흘간 연휴를 반납해가며 귀한 시간을 내준 봉사자들은 알 것이다. 맘프는 이주민과 함께...
이번엔 또 어디로 떠나나 고민을 하며 유명한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를 켰다. 그러던 중 그래 바로 이곳이라고 외친 여행지가 있었으니, 바로 미얀마였다. 비록 중국을 두 번 경유해 도착하는 여정이었지만 왕복 ...
우리 부부는 서로 주장이 강한 편이다. 아내와 다툰 다음 날, 아이들은 눈치를 보느라 여느 아침과 달리 말없이 학교 갈 준비를 한다. 나 역시 그 날은 일이 제대로 풀리지도 않는다. 주변의 작은 스트레스에 인상
푸른 꿈을 안고 새내기들이 온다/ 버드나무 생머리 찰랑이며 깡충깡충 온다/ 아버지는 일생만큼이나 낡고 무거운 짐 가방을 끌고/ 어머니는 살림살이를 머리에 인 채 아버지의 가방을 민다/ 당산 탄광 같은 아버...
모처럼의 연극 관람 동행인들은 들떠서 어린아이처럼 수다스러워졌다. 결혼 30여 년에 연극 관람이 처음이라는 말에 곁에 있던 친구가 자신도 마찬가지라며 거든다. 밀양을 가장 밀양스럽게 만드는 연극제, 가뜩이
미얀마를 여행하기 전 미얀마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여행하며 현지에서 소비하는 돈들이 고스란히 미얀마 군사정부로 들어가고 이 때문에 군사정부 주머니만 불리게 하는 꼴이
강의를 마치고 밤 열 시가 다 되어서야 늦은 저녁을 먹었다. 방학이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 좋다는 아들 둘이 밥상머리에 붙어 앉았다. 아버지가 차린 밥상에 꽤나 군침이 돌았나 보다. "옛말 틀린 게 하나...
모든 생물은 배설한다.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해 묵은 것은 버리고 비운다. 가장 비우기 힘든 것은 한이다. 암의 씨앗이기도 하다. 사람은 마음의 독을 배설하기 위해 온갖 방법에 기댄다. 술과 담배는 물론이고
덥다. 연일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이 경신되고 있다는 말이 실감된다. 온 국민이 바다로, 계곡으로, 또 해외로 향하는 통에 도로는 체증에 몸살을 앓고 인천공항 이용객 수도 공항 개설 이래 최고치를 갈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