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서부청사 승인 반발 김용익 국회의원 6일간 단식

보건복지부가 진주의료원 건물을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도록 승인한 데 반발해 6일째 단식을 이어간 김용익(새정치민주연합·비례·사진) 의원이 10일 단식을 중단했다. 당 지도부의 거듭된 요청과 강권에 따른 것이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김 의원은 지난해 홍준표 도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선언했을 때도 일주일간 단식농성을 한 바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이면서 복지·의료 의제에 깊은 관심을 쏟아온 김 의원은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끊임없이 생산해 왔다.

보건복지부가 경남도의 요청을 받아들여 진주의료원 건물을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게 한 결정이 김 의원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섰던 것일까? "진주의료원 문제는 이미 끝났고, 홍준표 지사의 승리 아니냐"는 반응이 많은 가운데서도 김 의원이 단식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날 오후 김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급하게 기자회견을 열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소속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이 자리를 함께했으며,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배석했다.

김 의원은 단식 돌입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일개 도지사의 정치적 야욕과 그에 부화뇌동하는 정부의 무책임함으로 104년 역사의 진주의료원이 속절없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제 몸이 부서지는 통증을 느꼈다. 공공의료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배신행위에 몸서리가 쳐졌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요구가 여야 의원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정부는 국회를 속이고 경남도와 야합했다는 게 김 의원의 분개 이유였다.

김 의원은 진주의료원 문제가 국내 공공의료 정책의 바로미터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6일 전 단식을 시작할 때 김 의원은 "대한민국 공공의료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발표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보건과 복지에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도 모르는 홍준표 지사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공공의료 파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항거의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단식을 선택했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이번 보건복지부 결정으로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그러한 사실 때문에라도 단식을 해야 했다.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난 김 의원은 "진주의료원 사태로 지방의료원법이 개정됐고 앞으로 진주의료원 폐업과 같은 사건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진주의료원이 재개원할 수 있는 (법적) 방도는 솔직히 난감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서 "역사에 역행하는 일이어서 더욱 분개했다. 이제 (진주의료원) 원상회복은 불가능해졌고, 정권이 바뀌면 새로운 터에 병원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더 큰 싸움을 준비하겠다"고 밝혔고,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목희(새정치민주연합·서울 금천) 의원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퇴진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취재진을 향해 홍준표 지사에 대한 견해를 이렇게 남겼다. "도지사이기에 앞서 인간으로서 하기 어려운 일을 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