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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재단 더 만드는 것 보다 '내용'이 필요

[문화는 권리다:경남 5대 의제] (2) 지역문화재단 특성화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2014년 04월 01일 화요일

'지역문화진흥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하면서 광역 시·도뿐만 아니라 기초자치단체도 문화재단 설립이 가능해졌다. 2014년 2월 현재 전국적으로 58개의 광역 및 기초 단위 지역문화재단이 설립돼 있는 가운데 오는 7월 지역문화진흥법이 시행되면 재단 설립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은 너도나도 '지역문화재단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 것으로 전망되는데 문제는 준비 정도와 명확한 관점이다. 재단의 비전과 역할, 사전 조사 등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일단 만들고 보자'는 식으로 덤비면 재단은 지자체장의 치적이 아닌 골칫덩이로 전락할 수도 있다.

◇지역문화재단, 왜 중요한가 = 2014년 2월 현재 광역자치단체 17곳 중 지역문화재단이 있는 곳은 12곳이고 기초문화재단은 총 46개다. 경남에는 광역문화재단인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있고 창원, 사천, 김해, 거제에 기초문화재단이 있다.

지역문화재단의 기본 설립 목적은 해당 지역 문화예술의 진흥이다. 지역에 맞는 비전과 미션 설계, 문화정책 생산, 자원 발굴 등을 추진하면서 지역문화의 중심 역할을 한다.

김보성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현 서울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은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지역문화재단은 지역문화진흥의 주체다. 공적 자원을 통해 주민에게 문화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문예창작활동과 생활예술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인 기관이다"라고 설명했다.

◇지역적 특수성 고려해야 = 일부 지역문화재단을 제외하고는 아직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대부분 지역 내 하드웨어를 이용한 공연장·전시장 등 문화공간을 유지·관리하거나 문화 관련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데 그치고 있다.

경남도 다르지 않다. 광역·기초 모두 자체 사업과 문화예술정책 개발보다는 수탁사업과 시설관리에 치중하고 있다. "문화재단이 수동적인 역할만 하면서 지역 예술인들에게 생색을 낸다"는 예술인들의 불만도 드높다.

   

지역특화 사업과 문화정책 개발, 생활문화 활성화 등을 적극 수행하고 있는 재단도 있다. △고래문화재단(울산고래축제) △부평구문화재단(기부금품 모집) △안양문화재단(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시행) △청송문화재단(청송군 관광지 관리)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청주공예비엔날레 추진) 등이 대표적이다.

주민들의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해 문화의 주체자이자 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애쓰는 재단도 주목할 만하다. △마포문화재단(시민 예술 동아리 활동 장려) △성남문화재단(사랑방문화클럽) △춘천문화재단(시민생활문화지원사업) 등이 그 예다.

박지훈 성남문화재단 차장은 "성남은 지역적 특색과 문화 자원이 부족했다. 그래서 시민 스스로 문화를 생산하고 활동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을 지원해주는 사랑방문화클럽을 2007년부터 운영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공연과 전시를 열면서 곧 성남의 문화브랜드가 됐다"고 말했다.

기초문화재단 중 거의 유일하게 6억 원 규모의 문화예술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춘천시문화재단 강승진 팀장은 "지자체 차원에서 관심을 못받고 있던 사업에 대해 문화재단이 적극 문제제기를 하고 시범사업을 펼치는 등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독립성 강화도 중요 =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11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문화재단 발전을 위한 선결 조건 1위는 지방정부 문화예산 증대였고, 2위는 전문인력 확보와 인사제도 개편, 3위는 중앙정부 지역문화 예산 증액이었다.

반대로 발전 장애 요인은 간섭에 따른 문화행정 자율권의 부족, 문화 공무원의 지역문화예술 이해 부족, 전문행정인력 부족이 차례로 꼽혔다.

김보성 회장은 이런 문제 지적에 공감하면서 재단의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역·기초 문화재단은 지자체장의 성향과 활동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지자체장이 문화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독립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동호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장도 "지자체장이 재단의 이사장, 명예이사장, 당연직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며 "민간 전문가를 활용하거나 지자체장이 문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홍준표 도지사, 김맹곤 김해시장, 박완수 전 창원시장 모두 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았거나 맡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강제 통합'은 문화재단의 독립성 강화에 가장 역행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도는 '예산 절감'과 '시너지 효과 기대'를 명분으로 경남문화재단,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을 통폐합해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을 출범시켰다.

당시 지역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도가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독단적이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강하게 반발했었다. 지자체장이 전혀 문화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문화재단을 대하며 자기 입맛에 맞게 좌지우지하려는 한 지역문화의 미래는 없다.

제1탄 [6·4지방선거 문화는 권리다: 경남 5대 의제]

(1) 문화예산 확대
(2) 지역문화재단 특성화 
(3) 문예기관 역량·권한 강화 
(4) 젊은 예술인 지원 대책
(5)도시재생 프레임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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