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읽고 있는 당신은 학생인가? 그렇다면 학교에서 교원능력평가(이하 교원평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거나 교원평가를 직접 해보았을 것이다. 교원능력평가란 교사들의 수업진행 및 기본 생활지도 등과 관련해 교사를 평가하는 제도이다. 교원평가는 한 학기에 한 번씩 이루어지며,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에게 한 학기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한다. 또한 동료 교사들끼리 서로를 평가하기도 한다.

교원평가는 2010년부터 전면 시행되었으며, 지금은 그 제도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교원평가제도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학생들과 학부모의 불만이 많다. 학생들은 주로 수업 중에 담당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학생이 인적사항만 입력해 로그인을 하여 평가할 수 있는데, 평가에 대한 내용은 익명으로 이루어진다. 평가는 객관식과 서술형식으로 나뉜다. 객관식평가는 매우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미흡 다섯 문항이 있지만, 여기서 보통이하의 점수를 받으면 수업연수를 다녀와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보통 이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보통 이상을 주라고 은근히 강요를 하고, 보통 이하를 주면 학교 등급이 낮게 나와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한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학교등급이 낮게 나올까봐 울며 겨자 먹기로 보통이상의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또한 수업에 들어오지도 않는 선생님의 평가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럴 때면 학생들은 난감하다. 수업을 들어 본적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정확한 평가를 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학부모의 평가에서도 문제가 있다. 자녀의 수업에 들어오는 교사는 물론 교장, 교감 선생님도 학부모가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를 직접 본적도 없고 구체적인 수업방식과 활동내용을 모르는 학부모는 자녀가 시키는 대로 체크를 하는 것이 전부다. 이것은 결국 자녀가 교원평가를 두 번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온라인평가와 오프라인 평가가 있는데 온라인 평가는 절차방식이 까다롭고 평가하는 문항 및 교사가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오프라인 평가는 용지를 집에 가져가면 학생들이 잘 가지고 오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그 자리에서 학생이 직접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학부모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학부모가 알 수조차 없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이렇듯 학생들의 주관적인 의견을 반영할 수도 없고, 학부모에게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교원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학생들과 학부모의 생각을 반영해 조금 더 나은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하나의 의미없는 요식행위나 귀찮은 일거리가 된 것은 아닐까? 좋은 취지에서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개선방향을 모색해 교원평가제도의 원래 목적을 되찾았으면 한다.

/김진주(진주제일여고 2)(필통·http://www.ifeelt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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