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 찾아 1시간 강연 "성실해야 좋은 작품 나와"

2014년 1월16일 목요일 저녁 7시 창원대 강의실에서 인문학 특강을 개최했다. 주인공은 한국 대표 서민화가로 유명하신 황재형 화백이셨다. 최근 개인전시전의 제목이었던 '삶의 주름, 땀의 무게'로 강연을 시작하셨다.

황재형 화백은 전남 보성 출신으로 중앙대 미대를 졸업 후, 1982년 가족과 강원도 태백으로 들어가셨다. 그곳에서 탄광촌의 주민이 되어 작품을 만들어간다. 척박한 탄광촌에 정착하여 그들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본 화백의 그림에는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말 그대로 '민중화가'인 것이다.

강원도 태백서 창원까지 개인차로 운전해 오셨다. 선생님의 작품 '아버지의 자리'(캔버스 유채,162.1×227.3㎝)도 함께 찾아왔다. 특강에 참석하는 모든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가져오신 것이다. 그림에 대한 지식이 없는 내 눈에도 작품을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다. 강연이 시작되었다. 화백의 작품 하나하나를 PPT 화면을 통해 설명해주셨고, 본인 작품을 이렇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낯설다며, 말을 잘 못한다고 이해해 달라 거듭 당부하셨다. 하지만 강연이 이어질수록 그의 작품관과 인생에 대한 사색이 느껴지는 말은 모든 청중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16일 창원대에서 인문학 특강을 한 황재형 화백.

1시간 강연을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되었는데, 그날 따라 질문자들의 수준이 굉장했다. 그림에 대한 전문지식이 많아서 좋은 질문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강연을 제대로 듣고 모두가 궁금해 하는 것들을 물어봤다. 황재형 화백 또한 멋진 질문에 걸맞은 좋은 답변을 차근차근 말해주셨다.

한 참석자가 "보통 작품을 만들 때, 매일 그림을 그려가면서 그 중에 좋은 작품을 발견하시는 건지, 아니면 충동적으로 느낌이 왔을 때 더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건가요?" 라는 질문에 "저는 매일 새벽 1시까지 그림을 그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하고 싶은 것이 그림 그리는 것입니다. 성실해야 합니다. 성실해야 좋은 작품이 나옵니다. 요즘 젊은 분들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정했으면 성실하게 끝까지 하셔야 됩니다"라고 말했다.

화가를 지망하는 한 여학생은 "아무래도 예술가는 수입이나, 경제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다. 실제 전공으로 4년을 배워놓고 이러한 부분 때문에 꿈을 접는 이들을 많이 봐왔다. 어떻게 생각하시는가요?"라고 질문했다.

황재형 작 '아버지의 자리'

화백은 "화가들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다. 프랑스 파리에 가서 내가 한국의 화가라고 말을 전하면, 파리에 도착하는 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작업실과 생활비를 준다"라며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쉽지 않다. 나도 졸업하고 강원도 태백에 들어가 작품을 그려왔던 30년 동안 무명이었다. 알아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신념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왔고, 작년부터 작품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시기 시작했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면서 꿈을 향해 끝까지 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았던 황재형 화백. 감사합니다.

/송보현(송보현의 난타!·http://songbohyu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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