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를 검증한다] (17) 진주 갑 최구식(무소속)

무상급식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18대 총선이 끝난 후에는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적도 있다. 진주 지역 정치권에서 나돌았던 한나라당 공천 잡음 등도 검증해야 할 소재로 거론할 수 있다.

하지만 최구식(52·무소속·사진) 의원에게 이 모든 과거의 행적은 무의미한 일일 수도 있겠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사건'이라는 희대의 논란이 최구식 의원을 검증하는 처음이자 끝이 돼 버렸다.

국민적 비난 여론 때문에 한나라당이 당명을 바꿔 새누리당으로 옷을 갈아입는데 '선관위 디도스 공격사건'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구식 의원은 스스로 당을 떠났고 진주 갑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때를 맞춰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사건 특별 검사팀'이 본격 수사에 돌입해, '윗선'과 '몸통' 연루설의 진실을 캐내기 시작했다. 과연 최구식 의원은 특검 수사 발표가 나오기 전에 진주 시민의 지지를 받아 당선됨으로써 그토록 주장하던 자신의 결백함을 간접적으로나마 입증할 수 있을까?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관 공모 씨는 지난해 10·26 보궐선거 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해 2시간 동안 마비시켰다. 당시 최 의원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홍보본부장을 맡았던 터라 그의 개입설이 강하게 대두됐다. 최종 수사결과는 공 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났다.

최 의원 역시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공 씨를 두고 "단순한 운전기사였다"고 설명했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발끈했고, 특검법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과연 20대 비서관이 혼자서 투표소 찾기 방해라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만한 일을 기획했는지,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관 역시 사건에 연루됐고 억대 자금이 오고 가는 과정을 '몸통들'이 몰랐겠느냐는 의구심은 여전히 크다.

최 의원은 지난 12일 진주에서 총선 출마기자회견을 열면서 재차 자신의 결백함을 강조했다. 최 의원은 "547개 계좌를 추적했고 353개 전화번호를 조회했고 44명의 참고인을 62회 조사했고 국회사무실과 진주 사무실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오후 7시 검찰에 출두해 다음날 새벽 2시 30분에 나왔다. 한 점 의혹이라도 나왔다면 바로 끝장났을 것이다. 수사 도중 탈당을 강요당한 나를 누가 보호했겠는가.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100일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사건 발생 초기 자신이 비서관을 사주했다면 당을 떠나겠다고 했던 최 의원은 수사 결과가 발표 나기 전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당 재정비에 여념이 없던 지도부 처지에선 최 의원이 부담스러운 존재였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 의원은 "당을 위해 저를 버릴 때가 됐다고 판단해 사퇴했다"며 "당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은 마음에 일 터진 직후 당직을 사퇴했고 탈당까지 생각했었지만 일단 보류했고,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음으로써 수사 과정에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고 판단해 탈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주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2008년 총선 때 최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리고 복당했다. 당시 최 의원이 당선될 수 있었던 힘은 '친박 숙청론'을 전면에 내세운 동정표 끌어모으기 전략이었다. 다시 4년이 흘렀고 또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박근혜 비대위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친박 전략 공천을 받은 진주 갑 새누리당 박대출 후보와의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최 의원은 "민주통합당과 전북은 LH 이전 문제를 다시 꺼내려 하고 있고 남강물 또한 여전히 수많은 눈길이 주목하고 있는 등 진주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며 "17년간 국회 주위에서 일했고 8년간 의원으로 쌓아올린 힘과 경험으로 시민들께서 주신 은혜를 열심히 일해서 갚겠다"고 밝혔다. 〈끝〉

<프로필>

△1960년 산청 출생

△진주중, 진주고, 서울대 졸업

△1985년 조선일보 입사

△2002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언론특보

△2002년 국회의장 공보수석

△2004년 17대 국회의원 당선

△2004년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2005년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

△2008년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특보단장

△2010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간사

△2011년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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