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김수환 추기경 80세

정진석 대주교가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추기경에 임명됨에 따라 한국 천주교회는 고무된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 2명의 추기경을 두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2002년 김수환 추기경이 80세를 맞고 교황 선출을 위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상실하게 되었을 때 추가 추기경 임명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김수환 추기경 역시 “또 한 분의 추기경이 나와야”한다는 요지의 의견을 수차례 밝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교황청에서는 묵묵부답인 채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선종 뒤 베네딕토 16세가 새 교황에 오르면서 추가 추기경 서임에 대한 신자들의 요구가 다시 일기 시작했다.

김수환 추기경이 연령제한 규정에 걸려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의 비밀회의)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것.

교황 선거·피선거권 상실

때문에 한국 천주교인들의 안타까움은 컸고, 노무현 대통령 역시 세계 주교대의원대회(시노드)에 보내는 축사에서 “추기경 추가 임명이 한국민의 염원”이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수환 추기경이 임명될 당시 60여만 명이던 신자 수가 현재에 이르러서는 400여만 명에 달했다.

이에 비해 일본의 경우 천주교 신자 수가 한국의 4분의 1 수준인 100여만 명임에도 2명의 추기경을 두고 있었던 지라 추가 추기경 서임에 대한 한국 천주교 신자들의 바람은 그만큼 더 높았던 것이다.

천주교 신자인 김승철(마산 양덕동·바오로·33)씨는 “교황청에서 추기경 임명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마음을 졸였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고 보니 기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천주교단 염원에 ‘드디어…’

또 마산교구 관내의 한 성직자는 “한국 천주교뿐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진 것”아니겠냐며 “앞으로 새 추기경의 활동에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추기경 임명은 교황의 개인적 선택에 의해 결정되며, 모든 추기경은 바티칸에 상주하지 않더라도 바티칸 시민권을 갖게 된다.

현재 추기경은 182명이며 이 가운데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은 11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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