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도교육위 부의장, 도교육청에 제안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대안교육 위탁기관인 마산 진동면 태봉리 들꽃 온누리 고등학교가 폐교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교육위원회에서 공립 대안학교를 설립하자는 제안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종훈 도교육위 부의장은 지난 21일 열린 제190회 정례회에서 “지난 1학기동안 학교생활에 부적응해 자퇴하거나 퇴학한 학생이 68개교 293명에 달하고 있다”며 “이 보다 더 많은 학생이 학교에 남아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도교육청에서 공립 대안학교를 설립해 이를 해결해야 할 의향은 없는지 답변해 달라”고 질의했다.

박대현 위원은 “마산시 의회가 최근 들꽃 온누리 고등학교를 경남도가 매입해 도립으로 위탁 운영할 것을 건의했으나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며 “이처럼 재정 자립도가 낮아 존폐 기로에 놓여 있는 학교를 계속 사회봉사단체나 개인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공적기능과 재정능력을 가진 도교육청에서 직접 관리 운영하는 것이 올바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학교부적응 학생 한해 수백명…대책 필요”

또 “도내 고등학교에서 정상적인 학습활동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탈락 등 부적응 학생이 한해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처럼 제도권 교육에서 벗어난 이들 전원을 구제 수용할 수 있는 대안학교를 1개교라도 설립하는 것이 타당한 시점이라고 본다”며 도교육청의 긍정적인 대책을 물었다.

최낙인 위원은 “대안학교인 간디학교와 원경고등학교가 기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오히려 학부모의 교육관에 따라 지원하는 학생이 많다”고 지적한 뒤 “이들 학교가 부적응 내지 문제소지 학생들을 맡을 수 없다면 도교육청이 이들을 교화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별도 운영해야 할 것”이라며 공립 대안학교 설립에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도교육청에 따르면 한해 500~600여명의 학교 부적응 학생이 자퇴·퇴학 등으로 학교를 떠나고 있으나 이 가운데 50명에도 못 미치는 학생만이 대안학교나 대안교육 위탁기관에 보내져 공립 대안학교 설립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박종훈 위원이 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거제의 한 고등학교는 올들어 27명의 학생이 퇴학을 당했으며, 자퇴나 강제 퇴학을 당한 학생이 10명을 넘는 학교도 5개교에 이르러 충격을 주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도내에 대안학교는 간디학교, 원경고, 지리산고 등 3곳이 있고 대안교육 위탁기관은 들꽃 온누리, 경남 미용고, 범숙학교, 소년기술훈련원 등 4곳이 있으나 학교 부적응 학생을 다 받아 안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교육위원회에서 공립 대안학교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니 검토는 하겠지만 예산 등의 이유로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도교육위원회가 제기한 공립 대안학교 설립에 대해 24~25일 이어지는 정례회 3·4차 위원회에서 공식 답변을 할 계획이어서 관련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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