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란 글감이 궁했던 엊그제 일입니다. 신문 스크랩들을 뒤적거리다가 <‘마·창’ VS ‘창·마’ / “어느 도시 이름부터” 양시 호칭 신경전>이라는 제목이 붙은 자료에 주기(朱記)해 놓은 이런 참고 메모가 눈에 새삼 들어 되읽어 보게 됐습니다. ‘<마·창> 호칭에 대한 창원시 쪽 불만으로 말미암아 <창·마> 역호칭 시도가 노골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냥 픽 웃으며 그 자료를 제쳐 놓으려던 순간 ‘말미암아’란 말에 나도 몰래 눈이 끌리었습니다. 아하, 떠오른 게 있었습니다. ‘말미암을 由(유)’라는 한자와, 그 由와 어울린 말 ‘유러였습니다. 거기에 덧붙어 ‘내력’이라는 말까지 떠올랐습니다. <사기>의 고사성어인 ‘도리불언(桃李不言)이나 하자성혜(下自成蹊)’도 떠올랐습니다. 복숭아나 자두는 아무런 자기 선전을 하지 않지만, 그 아름다움에 끌리어 사람들이 모이므로 그 나무 밑엔 저절로 길이 난다던 그 말이 말입니다.



마산이라는 ‘복숭아·자두’가

제 이름 선전에 기썼던가?

桃·李 그 나무 밑 길처럼

‘마·창’ 말길도 절로 틔었네

‘창·마’를

새로 桃·李 삼는다고

새 말길 또한 자연스럴까?

/전의홍(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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