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옥(마산 창신대 교수) 시인이 디카로 포착해 온 극순간의 풍경 즉 ‘날시(raw poem)’에 압축이 생명인 시를 덧입혀(?) 혼융시킨 ‘디카시’! 그 ‘언어 너머의 시, 디카시’ 전시회(이달 16일~21일/진해 경남문학관)에 많은 관심과 발길이 쏠리고 있다 합니다. 이(李) 시인이 실험과 개척 정신으로 창시한 ‘디카시’ 작품들을 대하며 필자는 특히 일본의 단시인 하이쿠와 와카가 자꾸 떠올랐습니다.

‘비록 몸이 베이고 상한들 / 내 영혼 한 잎 푸르르면야…’(<창원집 대추나무>)는 모리다케의 하이쿠 ‘꽃잎 하나가 떨어지네 / 어, 다시 올라가네 / 나비였네!’와 형식은 물론 글자수(20자)까지 똑같아 참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불안하지만 / 하이얀 그릇 // 깨어지기 쉬운 몸으로 / 받아 적은 / 하늘의 말 / 수북하다’(<유리그릇>)는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명시(와카) <손>과 같은 단시에 31자라는 글자수까지 역시 같아 또한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인간 실존을 한 줄 시로

현묘히 표현했다 이름나

NYT도 뉴욕시민 상대로

공모까지 하였다는 하이쿠

그 단시

콧대 좀 꺾어 보라

‘디카시’여 너 혼(魂) 태우라.

/전의홍(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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