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장관, 국무총리 자손들은 국적을 포기하고 현직 장관, 총리는 폭탄주에 휘청거리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술 권하는 사회, 한국사회에서 폭탄주는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들의 애용 메뉴로 변함이 없고 현대에는 여기에다 골프가 하나 더 추가됐을 뿐이다.

이해찬 총리와 검·경 회동

지난 2일 서울의 한 한정식 집에서 이해찬 국무총리가 준비한 ‘5인 만찬’ 회동은 검·경의 수사권 조정 논의가 진전은 없고 갈수록 양 기관의 감정싸움만 가열되는 모습을 보이자 이 총리가 제안해 이뤄졌다고 한다. 특히 이번 회동은 검찰과 경찰조직의 최고책임자는 물론 법무부, 행자부 장관까지 참석한 자리여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시작전부터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총리실 이강진 공보수석이 만찬에서 오갔던 이야기를 전하는 순간 기대는 실망으로 끝났다. 실망의 차원을 넘어 분노로 이어졌다.

이 수석이 전하는 얘기의 핵심은. “이 총리가 만찬을 시작하면서 업무적인 얘기는 하지 말자고 제안했고 참석자 모두가 동의했으며 그래서 운동(골프) 얘기나 고향 얘기 등을 주로 했다. 공직자의 기본자세는 국민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인 만큼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양 기관이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이성적인 자세로 협의해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얘기가 오간 것이 없다.

이 만찬 자리에서는 폭탄주가 대여섯 잔 돌았으며 검·경의 수장은 폭탄주 ‘러브샷’을 3차례나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특별한 향후 일정이 없다던 만찬 참석자들은 총리 제안으로 금명간 골프 회동을 갖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가 장관들과 검경 수뇌부와 함께 술 한 잔 하는 것을 한국사회에서 비판한다는 것은 아마도 너무 인색한 처사라고 남성들은 나무랄지도 모른다. ‘잘해보자'는 뜻으로 폭탄주 돌리고 러브샷 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교육계 수뇌부나 대학 총장이 만나도 폭탄주가 빠질 수 없고 부패한 정치인들이 만나도 골프에 폭탄주는 빼놓을 수 없는 한국문화의 전통이 됐다. 해외에서 이런 한국문화를 이해할 수 없는 후진문화로 부패문화로 지적하고 있지만 국민 돈으로 비용 처리하는 고위관료들의 행태에 개선은 없다.

참여정부라고 명명한 현정부의 ‘서민 대통령’하에서조차 질펀한 술자리와 골프회동은 변함이 없다. 과거 국민은 안중에도 없던 군사정권,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국가보다 사조직을 만들며 끼리끼리 놀아나던 시절 기생과 폭탄주 문화는 변함없이 메뉴만 조금 바뀌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러브샷과 운동 이야기

골프를 너무 좋아해서 국회일정도 무시했던 김종필 전국무총리, ‘애국 안보를 그렇게 강조했던’ 공로명 전외교부장관, 오자복 전국방부 장관들의 손자, 손녀들이 모두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미국국적을 취득했다고 한다. 그렇게 국방안보, 친미를 주장하던 인사들이 뒤로 하는 짓이 이 모양이다.

현 총리와 장관들,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이들이 마시고 휘청거리는 폭탄주와 골프비용은 국민의 부담이 된다. 남의 돈 무서운 줄 모르고 공돈처럼 퍼마시는 자들의 말로는 현직에서 물러난 뒤 더 분명히 드러난다.

그러나 걱정 마시라. 한국사회는 단죄라는 것을 모른다. 모든 것이 용서되고 모든 것이 처벌도 되기 전에 ‘대통령 사면’부터 먼저 운운하는 세상이니. 이름만 참여정부일 뿐이지 여전히 ‘너희들의 세상’이다. 의무와 고생은 ‘니갗 특혜와 폭탄주, 골프는 ‘내갗 이런 정치사회문화가 근절되지 않는 한 한국사회는 결코 선진국으로 불리지 못할 것이다.

/김창룡(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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