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장유 계곡을 자주 가게 됩니다. 그 계곡에 놓인 양초와 과일들도 자주 봅니다. 누군가 정성들여 기도하고 간 흔적을 보고 있노라면, 굽이 굽이 흐르는 계곡에는 정말 신들이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은 신에 너무나 많은 것을 기도합니다. 건강과 돈, 가족의 안녕 등을 주십사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요즘 생각에는 말입니다, 신이 인간에게 기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좋은 환경 만들어 달라는 기도,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기도, 제발 인간답게 살아 달라는 기도 말입니다. 인간이 살기 힘들어 하며 아파하는 모습은 신들에게도 아플 것입니다. 올해는 우리 인간들 사는 세상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김보현(28·영남대 사진학과 석사·사진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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