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간행 역사와 목판 기술 한 곳에
판각 전문인력 양성 대장경문화학교도
국내 유일 책판(冊板) 전문 사립박물관인 이산책판박물관은 판각 장인이자 관장인 이산(以山) 안준영 선생과 따로 떼놓고 설명할 수 없다.
40년 넘게 전통 판각기법과 판각문화 재현에 혼을 쏟아온 안 관장은 2014년 10월 함양군 서상면 고즈넉한 남덕유산 밑자락에 이산책판박물관을 설립했다.
안 관장은 젊은 시절 박물관 근처 영각사에 머무르다 이후 해인사 인근에서 목판을 본격적으로 배운 인연으로 이곳에 박물관을 개관했다.
‘책판(冊板)’은 책을 간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무에 새긴 목판을 뜻한다. 박물관은 안 관장이 직접 복원한 책판 약 1000점을 비롯해 책 표지를 장식하는 능화판(菱花板)과 고판화, 고서, 민화, 책판 제작 도구 등을 전시하고 있다.
주요 전시 책판은 세계 최고(最古) 목판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세계 최고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 고려 최초 대장경인 초조대장경과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재조대장경, 고려시대 승려 일연이 편찬한 역사서인 삼국유사, 한글문화유산인 훈민정음 언해본·해례본과 용비어천가, 세종이 지은 불교 찬가인 월인천강지곡 등이다.
안 관장은 “현존하는 수많은 기록 문화유산을 통해 책판의 역사적 과정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종교적인 목적으로 시작해 점차 지식, 문학, 역사 등 사상과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새겨진 것을 알 수 있다”며 “이산책판박물관은 책판 제작 과정인 치목, 판각, 인쇄, 장정의 복원 작업을 하는 저의 작업실이자, 책판에 대해 많은 분이 관심을 두고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공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문을 연 작은 박물관”이라고 소개했다.
목판 인쇄문화 가치 재발견 위해
4층 건물인 이산책판박물관은 ‘전시 공간’으로만 구성돼 있지 않다. 책판과 제작 도구 등을 전시한 2층 상설전시실 외에도 판각교육관, 장정복원실, 책판수장고, 학예실 등이 있다.
특히 안 관장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 제작 과정 연구와 목판 문화유산 복원, 판각 및 고인쇄 분야 전문인력 양성 등을 목적으로 한 비영리 문화단체인 대장경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대장경문화학교는 이산책판박물관을 비롯해 남덕유산뮤지엄펜션, 전주목판서화관, 완판본문화관(전주)에서 각종 전문교육 및 연수,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이산책판박물관은 기획전시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함양을 비롯해 서울, 전북 전주, 경남 통영 등 각 지역 판각 강좌회원 35명이 공동으로 참여한 ‘목판으로 읽는 뜻밖의 심청전’, 책판 역사 흐름과 책의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판·책 제작 과정 이야기전’ 등이 대표적이다.
안 관장은 “한 자 한 자 새겨 전해 주려 했던 책판은 우리 선조가 후대에 남긴 전달매체의 선구자이며, 미래를 향한 정신문화의 비전이다. 책판 제작 과정에 대한 연구, 소실된 원형 복원을 통해 목판 인쇄문화의 우수성과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은 우리 몫”이라며 “세계 속에 한국을 대표할 만한 우리 책판 원형을 복원하고, 전통문화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오늘도 이 자리를 묵묵히 지켜나간다”고 했다.
주소 : 함양군 서상면 덕유월성로 495
전화 : 055-963-5694
관람 시간 : 오전 9시 30분~오후 6시(3~10월),
오 전 9시 30분~오후 5시(11~2월)
휴관일 : 매주 월·화, 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당일 포함 공휴일
입장료 : 성인 2000원, 어린이·청소년·65세 이상 노인 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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