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외친 김문수-장동혁 결선 진출
민심 괴리된 채 당원 80% 투표에 수혜 입어
윤 어게인·부정선거 등 아스팔트 극우 득세
'내란 정당' 프레임 강화…당 내외 잇단 우려

12.3 내란 사태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이어진 조기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여전히 윤 전 대통령과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2일 충북 청주오스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 4명 가운데 탄핵에 반대한 ‘반탄파’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국회의원이 결선에 진출하면서다. 선출된 최고위원 5명 가운데 양향자 전 의원과 우재준(대구 북구 갑) 의원을 제외한 3명(신동욱·김민수·김재원)도 반탄파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이 위헌정당해산심판과 분당을 재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심과 거리가 있는 결과 탓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8~20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당원과 국민 사이 당 대표 선호도 차이가 상당했다.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장동혁 당대표 후보가 꽃다발을 받은 뒤 맞잡은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장동혁 당대표 후보가 꽃다발을 받은 뒤 맞잡은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지도부 선출에 책임당원 투표를 80%, 국민 여론조사는 20%를 반영했으니 찬탄파나 혁신파는 힘쓰기 어려운 구조였다. 여기에 ‘윤 어게인’(윤석열을 다시 대통령으로) 과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당을 휘젓는 현실 속에서 선거가 ‘반헌법세력 선명성 경쟁’으로 치달았다.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 재입당을 받아주겠다고 했고, 비상계엄을 두고는 “계엄해서 누가 죽거나 다쳤냐”고 했다. 장 의원은 비상계엄과 관련해 민주당 측 ‘유발 책임’이 더 크다고 했다. 새 지도부가 출범한들 성찰과 쇄신보다 민심과 괴리된 아스팔트 극우 목소리만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내란 정당’이라는 인식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탓에 여당의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는 점차 현실론이 돼 간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거나 주장하는 세력들이 국민의힘 당 지도부로 구성될 모양”이라면서 “아직 내란이 끝나지 않았고, 지금도 내란과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대표는 “그런 일을 저지르려 한 사람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는 하지 않고, ‘윤 어게인’을 외치는 세력들이 국민의힘 지도부가 된다는 건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2일에도 정 대표는 ‘반헌법 세력’이 국민의힘 새 지도부로 선출될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했다. 내란 특검이 국회 사무처를 압수수색하고 12.3 내란 사태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을 피의자로 적시한 점을 들면서다.

그는 “특검 수사 결과 추 전 원내대표 표결 방해가 확인된다면 아마도 내란 주요 임무 종사자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과 내란 주요 임무 종사자 피의자를 동시에 보유한 정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내란에 직접 연루된 정당이니 통합진보당과 비교하면 열 번, 백 번 정당 해산감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사례를 볼 때 국민의힘을 해산시키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는 앞서 국회 의결로 정당 해산 안건을 국무회의에서 심의할 수 있도록 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었다.

 

4월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해 있다. /연합뉴스
4월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해 있다. /연합뉴스

3대 특검과 위헌정당해산심판 압박이 더 거세질 가능성에 ‘분당’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특검이 의원들을 줄소환하기 시작하면 당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체포동의안이라도 국회에 넘어와 이를 막느냐 마느냐 싸움을 벌이면 민심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지방선거에 나설 국회의원들의 동요와 탈당이 이어지면 ‘심리적 분당’이 실질적 ‘분당’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3일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 “자생력을 상실한 정당은 해체하고 일부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이 뭉쳐 정통 보수주의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썼다.

반면 정부·여당이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로 역풍을 맞을 가능성에 엄포만 놓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아울러 200석 개헌 저지선을 갓 넘긴 107석 야당 처지에 어느 계파든 실익이 없기에 분당은 어려울 것이라는 정치권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24~25일 책임당원 80%,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한 투표를 거쳐 26일 새 당 대표를 발표한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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