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신임 대표 '윤 어게인' 등 등에 업고 당선
"원내 단일대오 유지하며 우파 시민과 연대"
'찬탄파' 징계, 당직 배제 시사 등 분열 조장
내년 지방선거 패배하면 물러날 가능성 커

국민의힘이 ‘강성 극우’의 길로 들어섰다.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등 ‘윤 어게인’(윤석열을 다시 대통령으로)과 부정선거 주장 세력을 등에 업은 장동혁(충남 보령시·서천군) 국회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

장 신임 당 대표는 경선 기간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입당은 원칙상 막을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전한길 씨 등 극우 성향 인사와 적극적으로 연대했다. 한때 자신이 몸담은 친한동훈계를 향해서는 ‘내부 총질’, ‘당론 반대는 출당’ 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심리적 분당’ 상태인 당 존립이 위태로워지거나 더불어민주당 등이 주장하는 위헌정당해산심판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결선 투표 결과 장 의원이 경쟁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꺾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국민의힘 6차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장동혁 신임 대표가 26일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당 운영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6차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장동혁 신임 대표가 26일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당 운영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18만 5401표, 여론조사에서 3만 4901표를 모아 종합 환산 22만 301표를 얻었다. 김 전 장관은 선거인단 투표 16만 5189표, 여론조사 5만 2746표를 더해 종합 환산 21만 7935표를 얻었다. 당심에서 앞선 장 의원이 민심에서 앞선 김 전 장관을 2366표 차로 따돌렸다.

장 대표는 당선 후 기자간담회에서 원내 단일대오를 강조하면서 극우 아스팔트 세력과 적극적인 연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107석인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권에 맞서 싸우려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있는 자유 우파 시민과 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내 분란을 묵인하고, 방치한다면 우파 시민과 연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는 분들과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분들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 ‘찬탄파’를 겨냥해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보는 주장에 동조하지 말 것을 경고한 셈이다. 당론을 어기면 징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 접견 여부와 관련해서는 “당원과 국민에게 약속한 일인 만큼 특별한 사정 변화가 생겨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찬탄파를 향한 징계나 당무 배제, 축출 등이 실제로 일어나면 당 분열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장 대표는 당직 인선을 두고 “기계적 탕평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3대 특검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줄소환하고 이들을 향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오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에도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분당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여당과는 선 투쟁 후 비등한 지지율을 회복한 이후 ‘조건부 협치’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 만남 계획을 묻자 “필요하다면 누구든 만나서 정치하겠다”면서 “우리 당 지지율이 오르고, 여당과 정부 지지율이 내려갈 때 힘의 균형이 맞춰지고 진정한 협치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을 테이블에 앉히고 협상을 이뤄지게 하는 것은 국민 회초리뿐”이라고 덧붙였다.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 임기는 2년이지만 내년 민선 9기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그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조속한 시일 내 준비기획단을 발족하려 한다”며 “문제가 많은 당협은 정비할 필요가 있고 적절한 시점에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가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장 대표를 선출한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의 힘을 자처하며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수현 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축하해야 마땅하나 이번 전당대회는 ‘극우 쌍둥이’의 결선이었다”며 “내란 관련 반성도, 수괴와 단절 의지도 보여주지 못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기대를 거는 국민은 이제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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