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 재선거 후보자 방송 토론회
정해진 답변 보장하지 않는 등 신경전
변광용(59)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환기(62) 국민의힘 후보가 21일 열린 거제시장 재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 자질·공약 검증을 놓고 날을 세웠다.
각각 민선 7기 거제시장·부시장으로서 함께 일한 적 있는 두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 공약을 깎아내리거나 정해진 답변을 보장하지 않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토론회는 거제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KBS창원에서 중계방송됐다.
자질 검증에서 변 후보는 박 후보 배우자의 토지 매입 관련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변 후보는 "박 후보가 1995~1996년 거제시 도시계획계 차석으로 근무했는데, 1997년 배우자 명의로 장평동 토지 두 필지를 매입한 뒤 2009년 그 땅이 있는 지구에 도시개발 사업이 고시됐고, 2014년 주변 토지보다 2∼4배 높은 가격으로 매각했다"면서 경위를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공직자로서 재산 등록을 했고 검증받았다. 공직자로서 토지수용을 당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애초 매입가격보다 보상이 적게 나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 후보는 변 후보의 지방선거 불출마 약속 뒤집기를 거론하며 맞받았다.
박 후보는 "변 후보는 22대 총선 출정식 때 중앙 정치만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1년 만에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고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말 바꾸기로 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말했다.
변 후보는 "국민의힘이 자당 귀책사유가 있으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에 따르면 박 후보는 그런 말을 할 위치에 있지 않고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공약 검증에서 박 후보는 변 후보에게 '시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0만 원 지급' 공약 근거를 따졌다.
박 후보는 "시가 지원할 근거가 없고, 예산도 466억 원이나 드는 데다 시의회 승인도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변 후보는 "재원 마련 대책이 있고, 당연히 시의회 동의 절차를 지켜야 한다.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민생을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 후보는 박 후보에게 '인구 50만 명 도시 건설' 공약 실현가능성을 짚었다.
변 후보가 "최근 3년간 거제 인구가 8000여 명 줄었고 계속 줄고 있는데, 인구 50만 명을 만들겠다는 선언성 공약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중요하다"고 꼬집자, 박 후보는 "공항과 철도 역세권이 건설되고 사곡만 국가산단을 재공론화해 50만 매력도시를 공약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두 후보는 지역 인구감소 대응 전략,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 현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마무리 발언에서 박 후보는 "침체한 민생경제를 살릴 참 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라며 "35년 행정 경험으로 다져진 준비된 도시계획 전문가로, 거제 현안을 해결하려면 누구보다 지역을 잘 아는 전문 행정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 후보는 "책임과 부끄러움, 사과할 줄 모르는 세력에 시민들이 따끔하게 심판해야 한다"며 "시장 경험이 있는 저만이 선거 다음 날부터 업무와 민생을 챙길 수 있다. 실천과 성과로 거제가 달라지는 것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무소속 김두호·황영석 후보는 지지율 기준 미달로 참석하지 못했고, 방송 연설로 대신했다.
김 후보는 강력한 야간 관광 정책 추진으로 거제를 체류형 관광도시로 변모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황 후보는 1주일 관광이 가능한 아시아 관광지로 만들려면 KTX 역사를 상문동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정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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