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중앙위원회경남연합회 회장 선임
4.2 재보선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등 참석
프로축구팀 단장으로 부적절 처사 논란
"임시직일 뿐...법적으로 문제 없어" 해명
프로축구연맹 "검토 중"

경남FC 단장이 4.2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당 활동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엄격하게 부여된 프로축구팀 단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진정원 경남FC 단장은 국민의힘 중앙위원회경남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 경남도당 주요 당직자로 당장 이번 재보선 주요 의결 사항을 논의하는 위치다. 그는 지난 2월 6일 4.2 재보선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회의에는 강민국 국민의힘 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해 박상웅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공천관리위는 이날 후보자를 낼 선거구와 공천 일정 등 주요 사항을 결정했다. 진 단장은 지난 14일 국민의힘 도당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한 재보궐 선거대책회의에도 얼굴을 비췄다. 14일은 경남FC 안방 개막전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던 시기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주요 당직자들이 14일 4.2 재보궐 선거 선거대책회의를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번째 줄 가운데)진정원 경남FC 단장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국민의힘 경남도당 주요 당직자들이 14일 4.2 재보궐 선거 선거대책회의를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번째 줄 가운데)진정원 경남FC 단장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이처럼 진 단장이 정당 활동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자 비슷한 시기 구단에서 불거진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개막 일주일을 앞둔 지난 2월 17~19일 함안에 있는 경남FC 클럽하우스 식당 운영이 중단됐고, 선수들은 샌드위치와 시리얼 등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또 클럽하우스 잔디 고사 문제로 전용 구장 없어 경남 곳곳을 떠돌며 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경남은 지난 시즌 리그 12위에 그치며 올 시즌 반등이 절실하다.

더군다나 시즌을 앞두고 이을용 감독은 선임했고, 이 감독이 시즌 초반 빠르게 자리를 잡으려면 단장의 뒷받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였다. 단장 본연 업무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적 중립 위반 소지도 있다. 진 단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벌인 12.3 계엄을 두고 “윤 대통령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은 대한민국의 어두웠던 구석구석을 비추는 조명탄이 됐다”고 썼다. 또 “국민들이 깨우치는 계몽령”이라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정관 제5조(정치적 중립성 및 차별 금지)에는 행정·사업을 수행할 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K리그 윤리강령 제7조(정치적 언동 금지)에 자신의 직무나 직위를 이용한 정치적 언동을 금지하고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돼 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월 6일 1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월 6일 1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경남FC는 이미 2019년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그해 3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을 앞두고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강기윤 창원 성산 후보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창원축구센터에 들어가 선거운동을 벌였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를 허용한 경남FC에 제재금 2000만 원을 부과하는 징계를 내렸다.

다른 지역이지만 지난해 3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열린 K리그2 충남아산FC 홈 개막전에서도 경기장 출입구 주변에서 여러 정당 선거 운동원들이 유세를 했다는 이유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구단에 경고 조치했다. 이렇게 경기장 주변에서 선거 유세만 벌여도 징계를 받을 정도로 축구연맹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민감하게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진 단장은 “경남도당 직책은 이번 보궐선거 때 임시로 맡은 것”이라며 “개인의 정치적 자유는 보장돼야 하고 법적으로 따져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남 축구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정치적 자유가 보장된다고 하지만 프로축구팀 단장이 정당 주요 직책까지 맡은 일은 지나치다”며 “축구장 안팎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강하게 요구되는 상황에 비춰봐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사전에 경남FC 측에서 단장의 정당 활동 가능 여부를 물은 적은 없다”면서 “이 부분이 정치적 중립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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