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 카톡 한 자도 안 나올 것"
민주당 명 씨와 나눈 카톡 내용 공개
명 "생신 축하드립니다"하자 홍 "땡큐"
정계 은퇴 요구에 "위법한 일 했다면"

홍준표 대구시장과 명태균 씨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그동안 명 씨와 연관성을 여러 차례 부인하며 지난달 6일 누리소통망(SNS)에 “전화 한 통, 카톡 한 자 안 나올 것”이라던 홍 시장 주장은 거짓으로 증명됐다. ‘정계 은퇴’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에 홍 시장은 “명 씨와 관련해 위법한 일을 저질렀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라며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과 명 씨 간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진상조사단이 명 씨 측 남상권 변호사에게서 확보한 자료를 보면 2021년 명 씨가 ‘생신 축하드립니다’라고 문자를 보내자, 홍 시장이 ‘땡큐’라고 답하는 등 두 사람은 202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연락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 7월 10일에는 명 씨가 ‘무덥고 습한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라고 문자를 보내자, 홍 시장은 ‘명 사장 요즘 어떻게 지내나’라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에 명 씨는 ‘건강 잘 챙기세요’라고 답했다고 진상조사단은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명태균씨가 주고받은 카톡 대화를 공개하며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명태균씨가 주고받은 카톡 대화를 공개하며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 씨 측은 앞서 자신이 여론조사를 활용해 홍 시장을 도왔다고 밝혔다. 홍 시장이 자신을 통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복당을 부탁했다고도 주장했다. 홍 시장 측이 명 씨에 여론조사를 의뢰하며 그 비용을 측근들이 대신 부담한 의혹도 있다. 남 변호사는 명 씨와 홍 시장이 최소 네 차례 만났다며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의혹에 홍 시장은 지난달 6일 SNS에 “적어도 홍준표는 그런 사기꾼에 엮이지 않는다”며 “명태균 황금폰 포렌식 해도 전화 한 통, 카톡 한 자 안 나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18일에도 “명태균 같은 여론 조작 정치 브로커 따위와는 어울린 일도 없고 관계도 없다”라며 “수만 통의 황금폰에도 내 목소리, 카톡 한 자도 없으니 민주당도 폭로할 게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명 씨와 만난 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2014년 한 행사에 명 씨와 나란히 찍힌 사진이 공개되고, 홍 시장 아들이 명 씨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드러나는 등 홍 시장 거짓말이 날이 갈수록 쌓이는 모양새다.

 

▲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민주당 진상조사단은 “책임 있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본인 말대로 ‘정계 은퇴’하라”고 압박했다.

홍 시장은 이에 이날 오후 SNS에 글을 올려 “내가 먼저 보낸 것도 아니고, 그것이 무슨 죄가 되냐”며 “의례적인 답장”이라고 대꾸했다. 그러면서 “내가 명태균을 모른다고 한 일이 없다. 알지만 그런 사기꾼은 곁에 둔 일이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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