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 주자 입길 올려 영향 미치려는 의도 감지
'흔들기'에 검찰 불편한 기색…재판부도 자제 요청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 변호인단이 연일 해석 여지를 남기는 ‘옥중 주장’을 전달해 세간 시선을 붙들려 하고 있다. 검찰을 공격해 정치적으로 쟁점화하는 ‘장외 전략’,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 대선 주자들을 입길에 올려 검찰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명 씨 변호를 맡은 남상권 변호사는 최근 <시사IN>과 인터뷰에서 “노골적으로 수사를 안 하려고 한다”며 검찰을 공격했다.

지난해 11월 창원지방검찰청이 작성한 수사 보고서가 공개됐는데, 이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실마리인 카카오톡 대화 등 기록을 확보하고도 조사로 이어지지 않아 비판이 제기됐었다.

남 변호사는 “수사를 제대로 안 하고 사실상 덮었다”며 일선 의지에도 검찰 수뇌부가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검찰뿐만 아니라 대권 주자로 꼽히는 오 시장과 홍 시장도 강하게 비판했다. 남 변호사는 ‘나쁜 놈들’, ‘쓰레기들’이란 거친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이들을 견제했다.

남상권(가운데) 변호사가 취재진을 상대로 발언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남상권(가운데) 변호사가 취재진을 상대로 발언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명 씨 변호인단은 변호 역할뿐만 아니라 연일 구속된 명 씨 발언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도 맡고 있다. 명 씨는 최근 변호인단을 통해 “국민의힘은 벽돌공 명태균에게 왜 쫄아서 떨고 있나, 명태균 특검을 당론으로 거부하면서까지”라는 발언을 공개해 여당을 저격했다.

고성에서 태어난 남 변호사는 경상대학교(현 경상국립대학교) 한문학과를 졸업하고서 4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때인 2016년 경남도 정무조정실장으로 임용됐다가 6개월 만에 사직했다. 홍 시장 선거지원 조직 ‘대호산악회’ 창원시 성산구 지회장을 맡을 정도였던 그가 돌연 사임해 물음표가 붙었었다. 남 변호사가 명 씨 ‘입’으로 다시 등장해 홍 시장과 각을 세우는 상황이 더욱 관심을 받는 배경이다.

명 씨 ‘옥중 발언’과 변호인단의 흔들기 전략으로 세간 관심이 커지는 상황을 검찰은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검찰 측은 명 씨와 김영선 전 국회의원이 국회의원 선거 공천과 관련해 8070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부에 이례적으로 명 씨 측 자제를 요청했다.

지난달 마지막 공판준비기일 때 검찰 측은 “명 씨 측이 계속 수사 검사를 비난하면서 사건 본질을 흐리는 발언을 많이 한다”며 “공판진행 과정에 의문을 밝히면 되니까 감정적 대응은 자제시켜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매일 언론에 재판 수사 기록이 보도되는데 자제시켜달라”고 예민하게 반응했다.

재판부도 “법정 바깥에서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듯한데 자제해달라”며 명 씨와 변호인단에게 요청했다.

명 씨 등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24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재판부 자제 요청에도 명 씨와 변호인단이 어떤 말을 쏟아낼지는 여전히 관심사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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