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도내 의원 13명 모두 윤석열 탄핵안 표결 불참
당 지지하던 이들조차도 "시민 대표 자격 없다" 비판
각 지역구 의원 사무실에는 대학생들 대자보 붙기도

경남도민들이 ‘윤석열 탄핵안’ 표결 불참으로 내란에 동조한 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 분노하고 있다.

주말 서울 국회 앞 집회에 참석한 경남대 심리학과 재학생 정서영(22·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국민의힘 소속 경남지역 국회의원 모두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아 분노스럽다”며 “결과적으로 지역 국회의원들이 내란죄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려하던 일이 벌어져 너무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며 “특히 내 지역구 최형두 의원도 이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시민 의견을 대변해야 할 사람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아 원망스럽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어업인 김영수(70·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도내 국회의원 모두 탄핵을 가결하든 부결하든 투표권은 무조건 행사해야 했다”며 “내란죄 여부는 법을 잘 몰라 판단이 어렵지만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짓인데 이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다니 스스로 무덤을 파는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최동익(77·창원시 의창구) 씨는 “시민 뜻을 따르지 않는 우리 지역구 김종양 국회의원과 도내 의원들이 너무 한심하다”며 “그동안 국민의힘 사람들만 쭉 지지했는데 다시는 그 당 사람들을 찍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에어컨 설치판매업을 하는 한 시민(54·창원시 의창구)은 “도내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표결에 나서지 않은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방증한 것”이라면서 “당과 대통령을 지키려고 국민을 버린 국민의힘은 당장 없어져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현(38·창원시 의창구) 씨는 “적어도 신성범 국회의원은 계엄 해제에 동참했던 사람이라 이번에도 양심을 지켜줄 것으로 믿었는데 그런 기대가 무너져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썩은 동아줄을 붙잡고 몸부림치는 도내 의원들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최형두 국회의원실 사무실 1층 벽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윤석열 퇴진하면 사라질 동아리
창원시 마산합포구 최형두 국회의원실 사무실 1층 벽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윤석열 퇴진하면 사라질 동아리

창원 상남시장에서 올해로 5년째 실내포차를 운영 중인 오정민(53·창원시 성산구) 씨는 “선거 때는 투표해달라고 굽실거리던 도내 국회의원들이 정작 자신이 투표권을 행사해야 할 때는 나서지 않았다”며 “당장에라도 집회에 나가 규탄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장사 때문에 가지 못하고 있다. 다음 투표 때 국민의힘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씨와 함께 포차를 운영 중인 이동영(53·창원시 성산구) 씨도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인데 도내 국회의원들이 자기 살 궁리만 하고 있다”며 “이렇게 행동해도 다음에 또 당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으니까 그럴 텐데 이런 비양심적인 사람들은 절대 당선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남에서 20년째 신발 장사를 하는 한 상인(58)은 “탄핵에 나설 것처럼 말하다가 말을 바꾸며 국민을 우롱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더 밉다”며 “그동안 국민의힘을 지지했는데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에 대자보를 붙이는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김종양 국회의원실 사무실 앞 벽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윤석열 퇴진하면 사라질 동아리
창원시 의창구 김종양 국회의원실 사무실 앞 벽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윤석열 퇴진하면 사라질 동아리

김정우(23·경남대 역사학과 20학번) 씨는 탄핵안 처리 전인 6일 오후 ‘최형두 국회의원님 안녕하십니까’로 시작하는 대자보 한 장을 들고 최형두(창원 마산합포) 의원 지역 사무실을 찾았다. 김 씨는 준비해 간 테이프를 뜯어 최 의원 사무실 1층 벽면에 대자보를 붙였다.

그는 대자보에서 “마산 한 청년으로서 간절히 호소한다”며 “반드시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해 이런 극악무도한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 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끝내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 씨는 표결 무산 이후 심정을 전했다. 그는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105명은 역사 앞에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탄핵안이 통과할 때까지 경남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표결 전 김종양(창원 의창) 의원 사무실에도 유사한 대자보가 붙었다.

자신을 국립창원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탄핵을 10번 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탄핵 반대를 하고 ‘우리가 대통령 마음을 그동안 몰라줬다’는 게 지금 상황에서 해야 할 말이냐”면서 “선거 때는 국민을 위해 희생하겠다,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하지 않으셨나. 지금 이게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으로 생각하느냐”며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윤석열 지키기에 동조한다면 의창구 주민으로서 너무나 실망스럽고 화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석환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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