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과 원전안전 22대 국회 과제 세미나서
"재생에너지에 정부 인식 처참해 대응 지체 심각"
재생E 발전량 부족 탓…기업 RE100 전환 애먹어
OECD 국가 중 발전 비중, 대응 순위 등 최하위권
"22대 국회서 재생E 생태계 회복 제도, 예산 복원"
정부 주도 RE100 대응 전략·지원책 마련 추동도
김정호(더불어민주당·김해 을)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처참한 재생에너지 인식과 ‘전 정부 정책 묻지 마 폐기’ 탓에 기후변화 대응 지체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탄소 중립과 원전안전을 위한 22대 국회의 과제 1차 세미나’를 2일 오전 국회에서 국회기후위기·그린뉴딜연구회,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 ㈔에너지전환포럼 등과 공동 주최했다. 22대 총선은 '기후 총선'으로도 불렸다. 각 정당은 10대 공약에 기후위기 대응 관련 내용을 담았다. 세미나는 22대 국회가 이 기조를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을 나누고자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22대 국회에서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 회복과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에 필요한 관련 지원 제도와 예산을 반드시 복원해야 한다”며 “정부 주도 RE100 대응 전략 추진과 지원책 마련,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때 재생에너지 3배 이상 확대에 22대 국회가 앞장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기후위기와 RE100 대응에 미비한 대한민국 현실이 지적됐다. 영국 기반 비영리단체인 ‘더 클라이밋 그룹’과 ‘탄소공개프로젝트’(CDP)가 발간한 <2023 RE100 연간 보고서> 분석 자료를 보면 국내 RE100 참여기업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하이테크놀로지가 각각 56%로 그나마 높은 이행률을 보였다. 한국수자원공사(50%), 아모레퍼시픽(34%), SK하이닉스(30%), 삼성전자(19%), 기아차(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행률 0%인 곳도 9곳이나 됐다.
RE100에 가입한 세계 기업들 평균 이행률은 50%에 이른다. 미국의 애플(95%)·메타(94%),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92%), 독일 BMW(80%) 등은 RE100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2022년 기준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은 9.2%여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전환하기도 어렵다. 반면 독일은 89%, 영국은 88%, 이탈리아 78%, 미국 77%, 멕시코 54%, 중국 50%, 베트남 30%, 일본 25%, 인도는 23%를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전력을 충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외 RE100 가입 기업 165개사 중 66개사(40%)는 한국을 ‘재생에너지 조달에 장벽이 있는 국가’로 꼽았다.
애플, TSMC, ASML 등 세계적 테크기업들은 강화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칙을 국외 거래처에도 앞다퉈 요구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제조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사인 네덜란드 ASML은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을 콕 집어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비교하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재생에너지 활용률을 높이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대기업조차 무엇이 ESG 데이터인지 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규제의 ‘표준’이 정립되지 않아 뾰족한 대응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처럼 계속 후퇴하는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산업에 많은 전문가와 기업이 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현 정부 재생에너지 확대 노력 부족으로 발전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 기후변화 대응 순위도 조사 대상 67개국 중 64위에 머무르는 등 처참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음에도 윤석열 정부만 역행해 벌어진 참극”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물론 목표치 역시 대폭 축소해 미래가 더욱 암울하다”고 지적했다.
/김두천 기자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