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116명 국회 회견 열어
"정부·여당 국민 뜻 받든다면 수용을"
조경태·안철수 "대통령실 책임, 찬성"

국회 외교 일정 탓 이달 처리 어려워
해병대예비역연대, 4월 중 처리 촉구
"관련자 통신기록 보존 시한 촉박해"

22대 총선 국민의힘 참패 이후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국정쇄신 의지 가늠자가 될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특검법) 처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공세가 거세다. 야권은 21대 국회 임기만료 전에 특검법 처리와 함께 법안 통과 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의혹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검법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해 10월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의결됐으며, 지난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특검법안은 그해 7월 경북 예천군 내성천 수해지역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채모 상병 사건을 두고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초동 수사와 경찰 이첩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가 진상을 규명토록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 의원 116명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 특검법 통과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은 이번 총선으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매섭게 심판했다”며 “그 심판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채 상병 사망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총선 참패 이후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국민의 회초리 겸허히 받겠다’고 했다. 이 반성이 진심이라면 말만 말고 행동하라”고 다그쳤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채 상병 순직사건 및 외압사건에 대한 특검법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채 상병 순직사건 및 외압사건에 대한 특검법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 10여 명은 15~22일 미국과 캐나다 의회 외교 일정을 떠나 이달 중 임시회 개회는 어렵다. 민주당은 이들 일정을 고려해 내달 2일 본회의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특검법을 이달 내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규현 법률자문역 변호사는 “7월이 지나면 채 상병 순직 당시 대통령실·국방부·해병대 등 관계자들 통신기록 보존기한(1년)이 지나 삭제된다”며 “이리하면 특검이 아니라 특검 할아버지가 와도 진상규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속히 특검이 출범해 전방위적인 수사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황금 같은 시간이 3개월 남았다. 통상 특검팀 구성 등 출범 준비 기간만 한 달여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1개월여 남짓 남았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채 상병 사건 의혹 핵심 피의자 신분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게 총선 참패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만큼 민심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1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1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경태(부산 사하 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 당이 민주당보다 먼저 국민적 의혹 해소에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게 제 견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채 상병 사건이 이번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며 “수도권 선거에서 아주 근소한 차로 패한 부분에 채 상병 관련 내용도 (영향을 미친 것을) 아마 우리가 부인할 수 없지 않은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안철수(경기 분당 갑) 의원도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저 개인적으로는 찬성”이라며 “찬성표를 던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서울 도봉 갑·한지아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자 등도 특검법 처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회의장이 출장을 마치고 오면 양당 원내대표와 만남이 있을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윤희석 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특검법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인한도를 지키느냐가 가장 우선”이라며 “용산(대통령실)도 입장이 있는데 무조건 받으라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특검법 의결 시 국민의힘 찬성표가 나오면 윤 대통령은 이전처럼 거부권을 행사하기 부담스럽다. 과반인 야권에 국민의힘 표가 더해져 찬성 200표 이상이 나오면 윤 대통령 거부권은 무력화된다.

 

채 상병 사고 수사외압 의혹 규명 활동에 진력하고 있는 해병대예비역연대가 사건 관련자이면서 4.10 총선에 출마한 전 국방부 차관 출신 신범철 국민의힘 천안 갑 후보 사무실 앞에서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김규현 변호사 페이스북
채 상병 사고 수사외압 의혹 규명 활동에 진력하고 있는 해병대예비역연대가 사건 관련자이면서 4.10 총선에 출마한 전 국방부 차관 출신 신범철 국민의힘 천안 갑 후보 사무실 앞에서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김규현 변호사 페이스북

/김두천 기자

#총선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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