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두관, 낙선에 낙동강 벨트 균열
정의 여영국, 당 존립을 걱정해야 할 판
국힘 최형두, 도당 위원장 잔혹사 끊어
진보 박봉열, 도내 진보정치 주도 기대
22대 총선에서 각 정당 경남도당 위원장 희비가 엇갈렸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여영국 녹색정의당 도당 위원장은 각각 양산 을에서 3선, 창원 성산에서 재선을 노렸으나 낙선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도당 위원장은 ‘도당 위원장 총선 잔혹사’를 극복하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한 김두관 위원장 타격은 클 전망이다. 낙선으로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 갑·을 모두 국민의힘에게 내줬다. ‘낙동강 벨트 확장’은커녕 ‘사수’에도 금이 갔다. 경남·부산·울산 10석 이상 확보로 지역 민주당 내 맹주로 우뚝 서 차기 대권을 다지려는 의지도 물거품이 됐다.
민주당 도당은 이번 총선에서 경남 최대 9석을 기대했다. 기존 3석(김해 갑·을, 양산 을)에 창원 성산, 창원 진해, 거제를 더해 적어도 5석은 확보할 수 있으리라 봤다. 그러나 민주당은 경부울 전체 40석 중 5곳 확보에 그쳤다. 21대 7석보다 줄었다. ‘경남 정치 1번지’ 창원 성산을 확보해 경남 3석을 지키고, 울산 북구에서 진보당 야권 단일후보가 승리한 건 위안거리다.
21대 총선처럼 ‘영남 보수 역결집’ 바람이 크게 분 탓으로 여겨진다. 정치평론가로 활동한 민주당 김성회(경기 고양 갑) 당선자는 “수도권에서 바람이 일어나 민주당이 많이될 거 같으면 경남·부산지역에서 ‘그래 이번에 민주당 한 번 도와줄까’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막판 여론조사 공표 금지 시기에 들어가면 막 돌아서서 결집을 한다”며 “이번 선거 최대 피해자는 이들 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의원들로 면면이 그 지역에서 당선이 될만한 충분한 분들임에도 ‘경남·부산이 무너지면 국민의힘이 무너진다’는 여론이 결집해 민주당을 다 밀어내니 민주당과 민주진영 200석 달성이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도당도 이 바람을 막고자 골목 위주로 유권자를 만나며 대면 지지를 호소하는 등 선거운동 방식을 바꾸기도 했으나 지역 정서와 심리를 극복하지 못했다.
‘진보 정치 1번지’ 창원 성산에서 진보 국회의원 명맥을 이어가려 민주당의 단일화 압박을 거부한 여영국 녹색정의당 도당 위원장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의힘 고정 지지층이 굳건한 지역정서에, 민선 7기 창원시장 인지도를 바탕으로 체급을 올린 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대결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녹색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면서 당 존립마저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최형두 국민의힘 도당 위원장은 재선과 함께 당 승리를 이끌었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창원 진해, 양산 을, 거제 등지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면서다. 출구조사에서도 창원 진해는 10.2%포인트(p) 열세로 나왔다. 국민의힘은 경남 16석 석권을 목표로 잡았는데, 민주당이 3석에서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가면 패배나 마찬가지였다. 창원 성산을 내주는 대신 낙동강 벨트 핵심지역 중 한 곳인 양산 을을 탈환하면서 체면을 구기진 않았다.
최 위원장은 ‘도당 위원장 총선 잔혹사’도 끊었다. 최 위원장은 공천을 받아 무난히 당선하면서 징크스를 깼다. 총선 직전 경남도당 위원장을 맡은 사람은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출마해도 낙선하는 사례가 많았다. 16·17·18·19대 총선 당시 도당 위원장을 맡았던 의원은 공천에서 낙천, 불출마 선언을 했다. 20·21대 총선 때에는 공천받았으나 본선에서 떨어졌다.
박봉열 진보당 도당 위원장은 비록 자신과 단일화한 김두관 위원장이 낙선했지만, 정혜경 창원 의창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5번에 들어 당선했다. 진보당은 지역구 1석(울산 북구), 비례 2석 등 총 3석 확보에 이바지한 셈이다. 진보당 도당은 ‘원내 거점’을 확보함에 따라 지역 진보정치 내 주도권을 쥘 가능성도 커졌다.
/김두천 기자
#총선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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