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정·예산 다룬 '경제 전문가' 부각
국책사업 예산 확보 적임자 이미지 심어
선거운동 기간 발빠른 현안 대응도 보여
'낮은 인지도', '낙하산' 열세 기류 뒤집어
이변이었다. 2월 말이 돼서야 확정된 늦은 공천, 정치 신인으로서 한계, 상대 후보보다 현저히 낮은 인지도, 낙하산 공천이라는 굴레…. 당선을 담보할 요인보다는 낙선을 예상케 하는 요소들이 산적했다.
이종욱 창원시 진해구 국회의원 당선자는 악조건을 이력과 비전으로 극복해냈다. 이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득표율 50.24%(5만 1100표)로 49.75%(5만 603표)를 기록한 해군참모총장 출신 진해고 선배 황기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0.49%p(499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했다. 이번 총선 254개 지역구 중 최소 표 차 당선이다.
군항을 낀 해군도시인 진해는 국민의힘과 그 전신 정당 후보 외에는 당선을 허락하지 않은 ‘보수 아성’이다. 그러나 부산항 신항과 도심권 내 신도시 개발로 지역 내 젊은층 인구가 크게 늘어 민주개혁 진영 표심도 적지 않게 나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4년 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이달곤 후보가 황 후보에게 득표율 1.36%p, 1405표 차 신승했다.
여기에다 상대인 황 후보는 4년 전 총선 출마 경험이 있는 데다 낙선 후에는 문재인 정부 국가보훈처장(장관급·현 국가보훈부) 이력을 더해 경쟁력을 배가했다.
이 당선자는 진해 출신으로 진해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합격 후 국가 재정과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에 들어가 기획조정실장까지 지낸 이력을 바탕삼아 ‘대한민국 경제전문가’로서 강점을 부각하며 표심을 다잡았다. 진해지역 핵심 국책 사업인 진해신항 건설 예산 조기 확보, 철도 교통 오지인 진해 특성을 파고든 KTX진해역 설치 같은 개발 공약에 국가 예산을 총괄한 이력을 덧붙여 경쟁력을 키웠다.
‘국책사업 유치와 그에 걸맞은 막대한 국비 획득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각인시킨 셈이다. 이는 부산 도시철도 진해 연장 추진, 개발제한구역 전면 해제 같은 공약 실현 의지에 신뢰감으로 이어졌다.
이 당선자는 지역 정책 이슈 대응에도 민첩함을 보였다. 지난달 21일 개통한 석동터널 진해 방면 진출입로가 병목 현상으로 차량 정체가 심한 문제점을 보이자 곧장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결을 약속했다. 도로 옆 완충녹지를 활용하면 차로 확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지도’ 부족 탓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상 7~10%p 차, 투표 당일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 10.2%p 차 열세를 뒤집었다.
/김두천 기자
#총선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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