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집단행동 여파로 병원 이송 지연이 잇따르고 있다. 의료진 부족으로 사망자가 나오는 등 극단적인 결과는 생기지 않았으나, 하루 1건꼴로 도내에서 병원 이송이 지연되고 있다. 

창원소방본부는 지난 22~25일 창원시에서만 병원 이송 지연이 4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남소방본부에서 확인한 병원 이송 지연 사례는 아직 없다.

이송 지연 4건 중 병원 이송 시간이 2시간을 넘긴 사례도 있다.

지난 25일 오전 8시 31분 창원시 의창구 중동에서 영아가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다. 그러나 삼성창원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부산백병원까지도 의료진 부족 사태가 일어나면서 소방당국에 신고한 지 2시간 56분 만에 진주 경상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박선지 창원소방본부 대응예방과 소방장은 “(영아 환자를) 담당하는 전문의가 많이 없는 데다 주말이라 이송할 병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환자가 무호흡 증상도 보이고, 청색증도 나타나서 위험할 뻔했으나 꾸준히 산소 공급을 해준 덕에 무사히 이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후 5시 18분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동에서 70대 여성이 부정맥 증상을 보였으나, 삼성창원병원으로 가지 못하고 57분 만에 창원경상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23일 0시 9분에는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10대 여성이 옆구리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했으나 창원시 관내 의료진이 부족해 김해조은금강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24일 오전 3시 24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성동에서 20대 남성이 두부 열상 증상을 보였으나 삼성창원병원과 파티마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해 소방당국에 신고한 지 56분 만에 SMG연세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병원 이송 지연 건수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병원은 삼성창원병원이다. 삼성창원병원은 환자를 받지 않은 것이 아니라, 중증 환자 위주로 보살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임경준 삼성창원병원 홍보팀장은 “경남도와 보건복지부에서 지침이 내려온 대로 중증 환자를 우선 수용하고 있다”며 “병원 시설과 장비, 인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반 경증 환자는 2차 병원으로 진료를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경남도에서는 의료진 부족 등으로 사망자가 나오거나 치료를 못 받은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윤정임 경남도청 의료정책과 의약담당은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 23일부터 수술실을 감축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병원은 정상적으로 수술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외래 진료나 수술실 미운영 사례가 아직 없고, 일반 병실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이날 오전 의료인 집단행동에 철저한 대응을 지시하기도 했다. 박 지사는 “의료인 집단행동 비상진료대책을 철저히 하고, 응급의료기관만이 아니라 민간병원 응급실과도 유기적인 협조 관계를 구축해 빈틈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의료인 집단행동은 전공의가 사직서를 내기 시작한 지난 21일부터 시작됐다. 의사단체 등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안에 반발하면서 의료 현장을 떠나고 있다. 도내 10개 병원 전공의 480명 대부분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다솜 기자